"바이든, 미국이 적대시한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와 협력 준비"
영국언론 보도…인권·화학무기 탓 그간 혐오한 정권
"레바논 지원 관련해 이란보다 선호…중동정치 또다른 변화 시사"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적대적으로 여겨온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협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아사드 정권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중동 정치의 또 다른 변화를 시사하면서 레바논의 전력 공급난 구제 계획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시리아 관계자는 레바논 지원과 관련, 요르단과 시리아를 통해 이집트 가스를 수입하는 계획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레바논 장관들의 방문 이후 말했다.
레바논은 4일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최고위급 대표단을 시리아로 파견했다. 국방장관 대행, 에너지장관 등이 시리아 외무장관을 만났고 양국은 기술적 사항 검토를 위한 팀 구성에 합의했다.
더타임스는 시리아의 제안이 미국의 대(對)시리아 제재 일부 해제와 맞물릴 것으로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사드 대통령이 집권하는 한 제재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레바논 주재 미 대사는 지난달 이집트로 향하는 아라비아 송유관의 시리아와 레바논 측 부분을 재개방하는 것을 포함한 레바논 지원 제안을 내놓았다. 레바논은 정부 와해와 통화 붕괴로 심각한 연료 부족을 겪고 있다.
다만 더타임스는 "현실적 제안인지 의문"이라며 2011년 내전 후 사용되지 않은 시리아 송유관은 황폐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국의 움직임은 레바논을 돕기 위한 이란의 계획에 대한 대응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란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모색 중이다.
미국의 대응은 바이든이 현 단계에서 이란보다 시리아에 대한 개방을 선호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의 역내 동맹 일부는 무역과 외교적 인정 측면에서 아사드 정권이 아랍권에 다시 합류할 수 있다면 시리아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바이든을 설득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그간 미국은 아사드 정권이 반군 공격에 화학무기를 동원하고 민간인이 희생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경고했고 공습도 검토했으나 러시아의 중재로 물러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실제 시리아 공습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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