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코로나 백신 3회 접종이 정규 투약법 될 수도"

입력 2021-09-04 03:54
파우치 "코로나 백신 3회 접종이 정규 투약법 될 수도"

CDC·FDA 국장은 백악관에 '부스터샷 계획 축소하라' 권고

"데이터 부족해…일단 일부 화이자 접종자부터 시작할 수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3회 접종하는 것이 정규 투약법이 될 수도 있다고 미국의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2일(현지시간) 3회차 백신, 즉 부스터샷(면역 효과의 연장·강화를 위한 추가 접종)을 맞은 사람들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줄었다는 이스라엘의 연구 2건을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CNN 방송이 3일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3회차 백신이 지속성이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만약 지속성이 있다면 3회 투약법이 정규 투약법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과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재닛 우드콕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대행 등 미국의 보건 전문가들은 지난달 모든 미국인에게 9월 20일 주간부터 부스터샷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파우치 소장은 다만 이날 미국인들이 3회차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할지 여부는 궁극적으로 FDA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FDA는 부스터샷 접종 여부를 놓고 이달 17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제약사인 화이자와 모더나는 2회차 접종을 마친 뒤 6개월 또는 8개월 뒤 3회차 접종을 하도록 승인해달라고 FDA에 신청서를 낸 상황이다.

비베크 머시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2일 FDA 자문단이 부스터샷 권고를 결정한다면 광범위한 인구가 접종 대상이 될 것이고, 이르면 9월 20일 주간부터 접종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언젠가 누가 부스터샷이 필요하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를 판별하게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알려주는 지표가 없다고 설명했다.

머시 단장은 이 때문에 과거에 코로나19를 앓은 사람을 포함해 모두 다 백신을 맞으라고 권고하는 것일 뿐 아니라, 면역 효과를 유지·연장하기 위한 부스터샷 접종도 포괄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부스터샷 접종 계획이 발표된 뒤 접종 일정을 잡겠다는 문의 전화가 전국적으로 쇄도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드콕 FDA 국장대행과 월렌스키 CDC 국장이 백악관에 일반인을 상대로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계획을 축소하라고 권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건 당국이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해 검토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백악관에 FDA와 CDC가 몇 주 내에 화이자 백신 접종자, 그중에서도 일단 일부만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 권고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을 마친 모든 사람에게 부스터샷을 맞히겠다던 당초 발표 내용보다 대상이 축소된 것이다.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항상 과학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절차의 일부분이다"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정부는 부스터샷에 대한 FDA의 검토와 승인, 그리고 CDC의 권고를 기다리고 있으며 승인·권고가 내려지면 미국의 최고 의사들이 마련한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실행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과 월렌스키 국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새롭게 '관심 변이'로 지정한 콜롬비아발(發) '뮤(Mu) 변이'에 대해선 시급한 위협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파우치 소장은 "핵심은 우리가 그것(뮤 변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와 같은 모든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지금 당장 시급한 위협으로 여기진 않는다"고 말했다.

월렌스키 국장도 델타 변이가 여전히 미국에서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뮤 변이는 드물다고 말했다.

미국의 코로나19 4차 재확산은 계속되고 있다.

NYT 집계에 따르면 2일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6만4천326명이었다.

오리건·하와이·사우스캐롤라이나·워싱턴주와 자치령 괌에서는 지난 1주 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또 하루 평균 입원 환자는 10만1천572명으로 집계됐는데 플로리다주에서만 1만5천500여명이 나오며 입원 환자가 가장 많은 주로 파악됐다.

하루 평균 사망자는 2주 전보다 67% 증가한 1천521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사망자가 정점에 올랐던 올해 1월 12일(3천352명)의 거의 절반에 근접한 것이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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