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외무 "탈레반과 접촉 필요"…카타르 "카불 공항 재개 지원"(종합)

입력 2021-09-02 23:02
영 외무 "탈레반과 접촉 필요"…카타르 "카불 공항 재개 지원"(종합)

카타르서 외무장관 공동 기자회견…"당장 탈레반 정권 인정할 계획은 없어"

카타르 "탈레반 이동의 자유 보장 의지"…카불 공항에 운영 기술팀 파견



(런던·테헤란=연합뉴스) 최윤정 이승민 특파원 =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이 아프가니스탄에 남은 영국 국적자와 아프간인 등 구출 관련 협의를 위해 카타르로 갔다.

라브 장관은 2일(현지시간) 셰이크 무함마드 알사니 카타르 외무장관과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탈레반과 접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라브 장관은 그러나 당장 탈레반 정권을 인정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회담에서 아프간이 테러리스트 천국이 되지 않도록 하고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응하며 지역 안정을 유지하고 탈레반이 포용적인 정부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도록 하는 것에 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알사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카타르가 탈레반과 대화하고 있으며 카불 공항 운영 재개시 기술적 지원을 위해 터키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카불 공항을 가능한 한 빨리 운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앞으로 며칠 안에 좋은 소식이 들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탈레반은 아프간 국민들에게 이동의 자유와 여행객의 안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고도 했다.

카타르는 이날 공항 운영을 위한 기술 지원팀을 카불 공항으로 파견했다고 알사니 장관은 덧붙였다.



AFP는 탈레반의 카불 장악 이후로 12만3천 명 이상이 아프간을 탈출했지만, 여전히 많은 외국인이 출국을 원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라브 장관은 카타르 국왕과도 만날 예정이다.

카타르는 2013년부터 탈레반 정치 사무국을 유치했다. 탈레반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진 않지만, 그들과의 대화를 권장한다.

라브 장관은 카타르에서 영국 외교관들로부터 탈레반 측과의 협상에 관해서도 브리핑을 받을 예정이다. 주 아프간 영국 대사관은 현재 도하로 옮겨서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의 당장 우선 사안은 영국 국적자와 영국을 위해 일한 아프간인 등을 위해 안전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제3국을 통한 경로 확보를 위해 주변국 지도자들과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라브 장관은 전날 카타르 출국 몇 시간 전 의회에서 아프간 대응과 관련해 집중 공세를 받았다.

톰 투겐트하트 하원 외무특별위원장이 공개한 외무부 내부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외무부는 7월 22일 정부 각료들에게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는 탈레반의 급속한 진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브 장관은 이후 그리스 휴양지로 휴가를 떠났다가 아프간 사태가 터지고도 며칠이 지난 뒤에 늑장 복귀해 비판을 받고 있다.

외무부는 그러나 이는 정보 분석평가를 담지 않은 일반적인 월간 보고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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