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8세 日아키히토 상왕, 선친 제치고 '최장수 일왕' 기록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재작년 4월 퇴위한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상왕)이 최장수 일왕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2일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키히토 상왕은 이날까지 살아온 날수가 3만2천31일(87세 254일)로, 확인 가능한 기록 기준으로 최장수 일왕이던 선친 히로히토(裕仁·1926.12.25∼1989.1.7)와 같아졌다.
이에 따라 그는 3일부터는 일왕에 오른 인물로는 최장수 기록을 매일 새롭게 쓰게 된다.
일본 언론은 옛 일왕의 생몰년을 놓고 학자들이 거의 이론을 제기하지 않는 8세기 이후로 최장수 기록이라고 전했다.
일본 왕실 족보상 초대 일왕인 진무(神武)는 일본 역사서인 서기(日本書紀)에 127세, 고사기(古事記)에는 137세까지 산 것으로 기록돼 있다.
1933년생으로 올 12월 23일 만 88세가 되어 미수(米壽)를 맞는 아키히토는 선친인 히로히토의 뒤를 이어 55세 때 제125대 일왕으로 즉위했다.
어린 시절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의 와중에 피란을 체험한 그는 30년이 넘는 재위 중에 일본 국내외 전적지를 돌아보는 '위령(慰靈) 여행'을 계속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16년 8월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고령을 이유로 생전 퇴위 의사를 밝히고 2년 8개월여 후인 2019년 4월 30일 장남인 나루히토(德仁)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상왕으로 물러앉았다.
퇴위 후인 2019년 7월 뇌빈혈 증상을 보이고 작년 1월에는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어 쓰러지기도 했지만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는 작년 3월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의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를 나와 미나토(港)구에 있는 왕실 저택에서 미치코(美智子·86) 상왕비와 소일하고 있다.
평생의 일로 삼아온 어류 연구를 계속해 일본 남부 바다에 주로 서식하는 오키나와 문절망둑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아키히토 상왕의 최장수 일왕 기록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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