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과노동 '996' 금지 속 노동자들 수입 감소
바이트댄스 격주 토요 근무 폐지로 기본 월수입 20% 가까이 줄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정보기술(IT) 업계에 만연한 초과 근무 문화를 근절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이 다소 준 대신 수입이 적지 않게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
2일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는 격주 토요 근무가 없어지면서 월급이 많게는 17% 줄어들었다는 바이트댄스(중국명 쯔제탸오둥<字節跳動>) 직원들의 글이 화제가 됐다.
틱톡 서비스 운영사인 바이트댄스는 8월부터 정부의 초과 근무 근절 정책에 호응해 격주 토요일 근무 제도를 없앴는데 지난달 31일은 새 근무 제도가 적용된 이후 바이트댄스 직원들이 맞는 첫 월급날이었다.
한 직원은 인터넷에서 근무 체계가 바뀌고 나서 수중에 떨어진 월 급여가 17% 줄었다며 생활에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바이트댄스 직원들이 실제로 받는 월 보수가 적어진 것은 매월 월급에서 차지하던 토요일 근무 수당이 줄었기 때문이다.
과거 바이트댄스는 격주로 토요일 근무를 했다. 중국에서 휴일인 토요일에 근무하면 통상 임금의 2배가 지급된다.
따라서 격주 토요 근무가 사라지게 되면서 바이트댄스 근로자들은 전과 비교해 매월 4일 치 임금을 덜 받게 된 것이다.
중국에서는 IT 업계를 중심으로 이처럼 격주로 토요일 출근하는 회사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작년 하반기부터 대형 인터넷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996 근무제'로 불리는 과도한 초과 근무 관행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바이트댄스, 콰이서우(快手),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VIVO) 등 많은 기업이 격주 토요 근무제를 잇따라 폐지하고 있다.
996 근무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중국 IT업계에 만연한 초과근무 관행을 일컫는 말이다.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박힌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는 지난 2019년 "알리바바와 함께하려면 당신은 하루에 12시간을 일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하루에 편안하게 8시간을 일하려고 하는 이들은 필요가 없다"며 '996 근무제'를 적극적으로 옹호해 중국에서 논란이 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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