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죄로 中서 수감된 캐나다인, 군사장비 사진 넘겨"
중국 관영매체, 익명 소식통 인용해 혐의 추정 내용 흘려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간첩죄로 중국에서 수감 중인 캐나다인 대북 사업가가 중국의 군사장비 사진·영상을 촬영해 외국에 넘긴 혐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일 관영매체 환구시보에 따르면 한 익명의 소식통은 캐나다인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의 구체적 혐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스페이버는 캐나다가 2018년 12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체포한 지 9일 뒤 전직 캐나다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함께 중국 당국에 체포됐으며, 조만간 구금 1천일째를 맞게 된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시 중급인민법원은 지난달 재판에서 스페이버에 대해 '외국을 위해 정탐하고 국가기밀을 불법 제공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11년 및 국외 추방형을 선고했지만,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소식통은 "스페이버가 중국 체류 기간 여러 차례 중국 군사장비의 사진·영상을 촬영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를 코브릭과 함께 해외에 있는 사람들에게 불법 제공했다"고 말했다.
관련 사진은 2급 국가기밀에 속하며, 스페이버가 코브릭의 핵심 정보원으로서 오랫동안 정보를 제공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중국 법원은 지난 3월 베이징(北京)에서 코브릭에 대한 비공개 재판을 열었고, 추후 기일을 정해 선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소식통은 "코브릭이 2017~2018년 사업가로 위장해 중국에 들어왔다"면서 "베이징·상하이(上海)와 지린성 등지에서 소식통을 통해 중국 국가 안보와 관련된 대량의 비공개 정보를 수집했다"고 말했다.
코브릭은 2급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이들 정보를 이용해 중국 국가안보 관련 분석 보고서 작성 업무를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스페이버와 코브릭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면서 영사 접견 및 가족과의 통화가 이뤄지는 등 중국 측이 합법적 권익을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멍 부회장을 체포하자 중국이 보복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중국은 멍 부회장 사건에 대해 '정치적'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자국 내 캐나다인 판결과 멍 부회장 사건의 관련성은 부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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