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들어 사법기관 간부 18만명 징계…"시진핑 권력강화 차원"

입력 2021-09-01 11:28
中 올들어 사법기관 간부 18만명 징계…"시진핑 권력강화 차원"

홍콩매체 "내년 당대회 앞두고 충성심 강화 위해 교정 운동 펼쳐"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올들어 사법기관 간부 약 18만명을 징계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앙정치법률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정법대오 교육정돈' 관련 기자회견에서 지난 2월 시작한 교정 운동 결과 7월말 현재 법원, 검찰, 교도소, 경찰, 국가안보 분야 간부 약 18만명에 대해 공산당 규율과 법 위반을 이유로 견책 등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중 1천985명은 기소됐다.

대부분은 견책 처분을 받았으며 그중 이 90% 이상은 지도부에서 일하는 하급 공무원이다.

그러나 시와 성(省)급 조직의 상위 직급 간부 대다수가 당 규율과 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중앙정법위는 밝혔다.

중앙정법위는 중국의 최고 사법당국으로 법원과 경찰을 통솔한다.

중앙정법위의 천이신(陳一新) 비서장은 기자회견에서 "상급 간부의 적발 사례는 대개 사법 부패, 정치 부패, 경제 부패가 혼합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사례들은 사건 개입, 사건 관계자로부터의 식사 접대, 기록 소홀 등 사소한 부패를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부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중앙정법위의 이같은 단속은 내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권력 강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 주석은 정치·법률 체제가 징계권을 갖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다"며 "외부에서는 그의 3연임이 100% 확실하다고 말하고 있음에도 (이런 식의 단속은) 그가 매우 자신하고 있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이번 단속을 시 주석의 '즈장신쥔'(之江新軍) 직계라인인 천 비서장이 이끈 점을 들어 내년 지도부 개편을 앞두고 충성심 강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즈장신쥔은 시 주석의 저장성 서기 시절 부하 인맥을 뜻한다.

그는 "간부들을 향한 메시지는 '당이 이렇듯 강력 통제하고 있으니 당신 자신의 경력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 비서장과 별개로 둥징웨이(董經緯) 국가안전부 부부장(차관)은 당일 기자회견에서 "비전통적인 안보 영역의 업무를 강화했다"며 "지난해 경제금융 분야의 간첩 적발 건수가 5년 전의 7배"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 교수는 적발 숫자가 적음에도 국가안보 관련 언급이 이뤄진 것은 외국이 중국을 위험에 빠트리려 한다는 인식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들은 이를 위기라고 말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내부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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