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블랙호크 헬기 띄워 사람 매단 채 순찰

입력 2021-08-31 15:24
수정 2021-08-31 16:44
탈레반, 블랙호크 헬기 띄워 사람 매단 채 순찰

탈레반 선전매체, 다량의 미군 장비 노획 선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에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블랙호크 헬기 등 군장비를 탈레반이 실제로 운용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탈레반은 블랙호크 뿐만 아니라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이 철군하거나 달아나면서 남긴 장갑차, 수송기, 헬리콥터 등을 아프간 각지에서 다량 노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트위터의 '탈리브 타임스'라는 계정은 지난 30일(현지시간) UH-60 블랙호크 기종으로 추정되는 헬기가 비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유했다. 이 헬기는 탈레반 대원으로 추정되는 남자를 로프에 매단 채 도시 상공을 순찰하고 있다.

탈리브 타임스는 이 영상에 대해 "우리의 공군! 현재 이슬람 토후국의 공군 헬기들이 칸다하르 상공을 비행하며 도시를 순찰하고 있다"고 적었다.

탈리브 타임스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국가를 새로 세우겠다고 선언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의 공식 영어 뉴스를 표방하고 있다.

탈리브 타임스는 또 다른 게시물에서 블랙호크 기종으로 보이는 헬기가 비행하는 영상을 담고 "우리의 첫 블랙호크 비행"이라고 적었다.

외에도 미군이 철군 과정에서 버리고 갔거나 아프간 정부군에 원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군수송기, 장갑차, 전투기 등 다수 노획물의 사진이 탈리브 타임스의 여러 게시물에 올라 있다.



미군은 철군 과정에서 막판까지 사용하던 무기를 폐기하고 떠났다고 발표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프랭크 매켄지 미 중부사령관은 3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카불 공항에 설치돼 운영되던 자동 방공요격체계(C-RAM) 등 다수 무기를 폐기하고 철수했다고 밝혔다.

매켄지 사령관은 "그런 장비들을 군사 용도로 절대 다시 쓰지 못하도록 불능화했다. 비행기들은 다시는 하늘을 날지 못할 것이며 그 누구도 다시 작동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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