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국민이 가장 바라는 기업상은 일자리 창출"
국민 1만명 조사…일감몰아주기·편법승계 등이 부정 인식 요인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대한상공회의소는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바라는 기업상이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으로 조사됐다고 31일 밝혔다.
대한상의가 최근 한달 간 '우리가 바라는 기업'을 주제로 국민 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5.7%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을 꼽았다.
대한상의는 "10대부터 60세 이상 전 연령층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며 "기업 본연의 역할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민 인식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창출 다음으로는 ▲근로자 복지에 신경쓰는 기업(25.9%) ▲환경보호에 노력하는 기업(18.0%) ▲사회공헌 사업을 많이 하는 기업(16.0%)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4.0%) 순으로 꼽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3월 취임한 이후 새로운 기업과 정신과 기업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추진하는 '국민소통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대한상의는 기업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우리 기업이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73.3%가 대기업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73.9%가 '보통 이상'으로 평가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는 40.2%가 '국가경제 기여'를 들었고 '우수제품으로 국위 선양에 기여'(33.8%), '일자리 창출 기여'(23.1%) 등이 뒤를 이었다. '사회공헌'이라는 응답은 2.3%에 불과했다.
기업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갖게 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일감몰아주기와 납품업체 갑질 등 잘못된 거래관행'(32.9%) 이라는 응답이 1순위로 나왔다.
그 다음으로 편법 경영권 승계, 분식회계 등의 경영행태'(28.5%), '실적 중심, 야근, 산업재해 등 근로자 보호 미흡'(23.4%), '과대광고, 피해보상 미흡 등 소비자 기만'(8.8%), '유해물질 배출 등 환경대응 미흡'(5.8%)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60대 이상은 '일감 몰아주기, 납품업체 갑질 등 잘못된 거래관행'을 1순위로 꼽았으나, 사회초년생이 많은 10·20세대는 '실적중심, 야근, 산업재해, 직장내 괴롭힘 등 근로자 보호미흡'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기업의 다양한 역할을 잘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서는 신사업 발굴이 5점 만점에 3.44점을 받았고, 소비자 만족은 3.27점, 주주이익 제고는 3.01점을 각각 받았다. 성실한 납세(2.80점), 양질의 일자리 창출(2.87점), 근로자 복지(2.78점) 등은 3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최근 사회적으로 새롭게 요구되는 기업의 역할에 대해 우리 기업이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를 묻는 평가에서는 '4차산업·디지털 경제 대응(3.50점)'이 가장 높게 나왔다. '대중소 상생경영(2.43점)'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최우선 과제로는 '경제 회복'(34.4%)이 제시됐다. 이어 '채용, 임금 등 근로자 권익보호 최우선'(31.2%), '친환경·사회적 책임 등 ESG 경영'(24.9%), '디지털 전환 투자 확대'(9.4%) 순이었다.
특히 40~60대 이상은 '경제 회복'을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MZ 세대(10~30대)는 '채용·임금 등 근로자 권익보호 최우선'을 꼽아 기업의 역할에 대한 달라진 청년층 세태를 반영했다.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코로나에도 일부 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비대면 시대에 양질의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든다"며 "국민의 바람처럼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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