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일 "대북대화"…IAEA 보고서에 백악관 "외교 시급성 강조"
사키 "대화 추구 지속", 성김 "회신 고대"…北이슈 중요 메시지·도발자제 목적도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북한 영변 핵시설 원자로가 지난달부터 가동된 정황이 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연례 보고서와 관련, 대북 외교와 대화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IAEA 보고서에 대한 질문에 "보고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보고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수 있도록 대화와 외교에 대한 긴급한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이 보고된 활동 및 비핵화 관련 모든 이슈를 다룰 수 있도록 북한과 대화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 관련 진전 사항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키 대변인의 언급은 북한의 핵 개발과 관련한 핵심 시설인 영변 핵시설 5MW(메가와트) 원자로 가동이 한반도 정세는 물론 미 안보를 또다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판단해 북미 간 조속한 대화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언급은 연합뉴스의 관련 질의에 대한 전날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답변과 같은 것이지만, 미 정부 공식 입장으로는 처음 나온 것이다.
백악관이 직접 입장을 공식화함으로써 바이든 행정부가 여전히 북한과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유화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이 아프간 철군 상황에 온 외교력을 쏟다시피 하는 와중에도 북한 문제 역시 최우선 외교 리스트에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가늠할 대목으로도 볼 수 있다.
이는 역으로 아프간 사태라는 초대형 외교·군사 사안이 터져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을 예방하기 위한 메시지 성격도 없지 않아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워싱턴DC에서 회동한 뒤 대북 인도적 지원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공개했다.
김 대표는 특파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 현지 상황에 대한 관점은 물론 인도적 지원 가능성을 포함해 관여를 위한 여러 아이디어와 구상을 교환했다"면서 외교를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추구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부터 회신이 있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고리로 한 대북 관여를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읽히지만, IAEA 보고서와 관련해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키려는 목적도 없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대화와 외교를 축으로 한 새 대북정책을 내놓은 바이든 정부의 손짓에 호응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최근 한미연합훈련을 놓고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물론 훈련이 끝났지만, 우려했던 북한의 도발은 없었다.
다만 지난달부터 영변 원자로를 가동한 정황이 있다는 IAEA 보고서가 사실이라면 한미의 연합훈련 강행에 대한 대응 차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IAEA는 지난 27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연변 원자로 가동 정황이 지난달 초부터 있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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