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공항 로켓포 발사에 美방어망 차단…"인근 지역도 타격"(종합2보)
사상자 없는 듯…바이든에게도 보고·대피 작전 계속 수행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미군 철군 시한을 하루 앞둔 30일 오전(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로켓포가 여러 발 발사됐으며 미군 방어시스템이 이를 차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관계자는 이날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겨냥해 로켓포가 5발이나 발사됐지만, 미군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이를 차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로켓포가 모두 차단됐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CNN방송은 로켓포 차단에 방공요격체계(C-RAM)가 가동됐다고 밝혔다.
앞서 미군은 지난 몇 년간 바그람 공군 기지 등 현지 여러 군사 기지와 공항 등 주요 시설에 C-RAM을 구축해왔다.
C-RAM은 날아오는 로켓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카메라와 요격 체계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현지 목격자를 인용, 로켓포가 공항 인근 살림 카르완 지역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로켓포 3발의 폭발음이 들린 후 공중으로 불길 같은 것이 치솟았고 총소리도 이어졌다.
현지 파지호크 통신도 카불 내 여러 곳에 로켓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톨로뉴스는 로켓 6발이 발사됐으며 5발이 차단됐다고 보도했다.
카불 내 하이르 하나 지역에서는 로켓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 차량이 발견됐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 차량 뒷좌석에는 6개의 로켓 발사대가 놓였고 차량은 로켓 발사 때 발생한 화염 등으로 인해 유리가 깨지고 타이어가 녹아버리는 등 폐차 수준으로 망가졌다.
로켓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공격의 배후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당국자는 이번 공격이 이슬람 국가 호라산(IS-K)의 소행일 수 있지만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 상황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
백악관 측은 이날 이런 사실을 확인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지상의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하라는 명령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작전 중단 없이 대피 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는 상황도 보고 받았다.
미군은 전날 카불에서 추가 자폭테러 위험이 있는 차량을 공습하기도 했다.
빌 어번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미군은 오늘 카불에서 무인기(드론)로 차량을 공습, 카불 국제공항에 대한 IS-K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습 과정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방송은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6명이 포함된 일가족 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이들의 가족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불 공항에서는 철군 시한을 앞두고 막바지 대피 작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지난 26일 IS-K의 카불 공항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숨졌다. 아프간 주민 사망자는 170명에 달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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