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곳곳 '백신 반대' 대규모 격렬 시위…돌·최루탄 등장
그리스 7천명 참가…독일·프랑스도 각 수천명·16만명 집회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유럽 각국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를 포함한 코로나19 방역 조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달아 벌어졌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는 이날 약 7천명이 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 의무화를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병원에서 일하는 모든 종사자에게 백신을 맞도록 하는 조처를 시행 중이다.
시위대는 의회 등에 모여 그리스 국기와 함께 "우리는 파시즘을 반대한다"라거나 "민주주의여 영원하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정부 조처에 반발했다.
구급차 기사라고 밝힌 크리스토스 바카키오스는 "백신 접종을 거부하기 때문에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병가를 냈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경찰을 향해 돌과 병을 던졌고 이에 맞서 그리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았다고 AFP가 전했다.
그리스에서는 인구 1천70만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570만여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도 주말인 28∼29일 코로나19 규제 조처에 반대하는 극우 성향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Querdenker·크베어뎅커) 수천 명이 불법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경찰의 시위 금지에도 베를린 도심을 행진하면서 "우리 아이들에게서 손을 떼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도 잇따랐다.
독일 경찰은 이틀 동안 시위에서 폭력을 행사한 180여명을 체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독일 정부는 식당 손님과 병원 방문자 등에게 백신 접종이나 음성 확인서 등을 요구하고 있고 12세 이상 청소년에게는 백신 접종을 권유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백신 여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수도 파리 등 프랑스 전역 222개 도시에서 열린 백신 여권 반대 시위에는 16만명이 참가했다고 프랑스 내무부가 밝혔다.
시위 참가자 16명이 경찰에 체포됐으며 경찰 3명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다쳤다.
프랑스 정부가 지난달 중순 영화관 등 각종 시설을 이용할 때 백신 증명서를 요구하는 정책을 발표한 뒤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7주째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