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미국은 교활한 여우…트럼프 때와 똑같다"

입력 2021-08-28 22:56
이란 최고지도자 "미국은 교활한 여우…트럼프 때와 똑같다"

미국의 '다른 선택지' 언급 후 날 세워…"아프간 사태 원인도 미국"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핵협상에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바뀐 점이 없다고 비판했다.

28일(현지시간) 최고지도자실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각료 승인식에서 "현 미국 정부는 트럼프가 요구한 것과 똑같은 것을 요구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하메네이는 미국의 외교 정책이 '약탈적인 늑대', '교활한 여우' 같다며 날을 세웠다.

이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먼저 파기하고서도 책임을 이란에 묻는 미국은 매우 뻔뻔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런 하메네이의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문제에 있어서 다른 '선택지'(옵션)를 택할 수 있다고 언급한 다음 날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우리는 외교를 우선시하면서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외교가 실패한다면 우리는 다른 옵션을 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핵합의 복원 협상에 있어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은 이란이 핵합의에서 벗어난 고농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해야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중동 지역 무장세력 지원 문제도 협상 대상에 추가하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메네이는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해 "위기의 근원은 미국이며 그들은 아프간을 20년간 점령하면서 온갖 폭력 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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