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의 '백자' 사진, 베이징서 만난다…한국작가 최대 개인전
9월 4일부터 80여점 전시…"한중 문화 더 많이 교류해야"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한국의 대표적 사진작가 구본창의 개인전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사진 전문 미술관인 '쓰리 섀도 포토그라피 아트센터'(Three Shadows Photography Art Centre)에서 9월 4일 개막해 11월 4일까지 개최된다.
중국에서 열리는 한국 사진가의 개인전으로는 최대 규모다. 중국에서 한국 특정 작가의 사진이 상업화랑을 제외하고 미술관에서 전시되는 것은 처음이다.
1989년부터 최근작까지 8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초기작인 '생각의 바다', '태초에'부터 10여점의 '백자' 연작과 최근의 '황금' 시리즈까지 대표작을 두루 소개한다.
1989년작 '생각의 바다'는 32년 전 액자 그대로 전시된다. 인화지 조각을 하나하나 꿰맨 '태초에', 인화지를 불로 태운 '재' 시리즈 등 디지털 시대에 재현하기 어려운 작품도 선보인다.
구본창은 대기업을 반년 만에 그만두고 독일 유학을 떠났다가 1985년 돌아온 1세대 유학파로 작가 겸 전시 기획자로 활동하며 한국 현대사진의 기초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대부터는 탈과 조선백자를 소재로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아냈다.
특히 전 세계의 박물관에 흩어져 있는 백자를 찾아다니며 촬영한 달항아리 연작 등 백자 사진이 널리 알려졌다.
그의 작품은 영국박물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보스턴미술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 등지에 소장돼 있다.
이번 베이징 전시 이후 내년 하반기에는 중국 샤먼(廈門)에서 순회전이 열릴 예정이다.
구본창은 29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우리도 중국 사진을 잘 모르고 중국에서도 한국 작가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면서 "(전시회를 통해) 중국에서 한국 사진에 대한 많은 관심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 한국과 중국 간 사진 교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이후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아직 풀리지 않은 가운데 열린다.
작가는 한중 관계를 놓고는 "정치, 경제를 떠나서 문화적으로 더 많은 교류가 있어야 한다. 서로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문에 3주간의 격리를 거쳐야 하는 베이징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데 대한 아쉬움도 표시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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