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대표, 파리시장…프랑스 내년 대선 누가 나오나
마크롱 재선 도전 유력…여전히 르펜과 양자 대결 시나리오 우세
2022년 4월 10일 1차 투표→1, 2위 후보 4월 24일 결선 투표 진행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2022년 4월 치르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8개월 여 앞두고 좌우 진영이 모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17년 대선 결선 투표 진출에 실패한 우파 공화당(LR)과 좌파 사회당(PS)을 중심으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분위기다.
가장 최근에는 영국의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협상에서 EU 측 수석 대표를 맡았던 미셸 바르니에(70)가 우파 진영에서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바르니에 전 대표는 26일(현지시간) 오후 TF1 방송에 출연해 "조화로운 프랑스의 대통령이 되어 프랑스인을 존중하고 존중받는 프랑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그는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해온 마크롱 대통령에 도전하는 이유를 묻자 "나라를 바꾸고 싶다"고 답했다.
'우클릭'으로 마크롱 대통령과 차별을 두기 위해 바르니에 전 대표는 "나라의 권위를 재건해야 한다"며 프랑스로 이주 제한과 통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바르니에 전 대표는 우파 공화당(LR) 소속으로 1993∼1995 환경부 장관, 2004∼2005년 외교부 장관, 2007∼2009년 농림부 장관 등을 지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측근인 에릭 시오티(56) 공화당 의원도 이날 오전 BFM 방송에서 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을 떠나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자비에 베르트랑(56) 오드프랑스 주지사와 발레리 페크레스(54) 주지사도 우파 대선 후보 자리를 노린다.
이 밖에도 의사 출신의 필리프 쥐뱅(57),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의 측근 브뤼노 르타이오(61) 등이 우파 진영 후보로 거론된다.
좌파 진영을 대표하는 사회당(PS)에서는 프랑스 수도 파리를 2014년부터 7년째 이끄는 안 이달고(62) 시장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달고 시장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프랑스 최초 여성 대통령이 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는 관측이 여기저기서 제기된다.
상원 사회당 대표인 파트리크 카네르는 지난 25일 프랑스앵포에 이달고 시장이 준비를 마쳤다며 "아주 가까운 시일" 안에 이를 공식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급진좌파로 분류되는 장뤼크 멜랑숑(70)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는 지난해 11월 세 번째 대선 도전 의지를 밝혔다.
쥘리앵 바유(41) 녹색당(EELV) 대표, 파비앙 루셀(52) 공산당(PCF) 대표도 좌파 진영의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중도를 지향하는 에마뉘엘 마크롱(44) 대통령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53) 국민연합(RN) 대표의 맞대결 재연이 가장 유력하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지난 25일 공개한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파 후보가 누가 나오든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대표가 결선에서 맞붙는다.
차기 대선 2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뽑겠다는 응답이 55%로 르펜 대표를 뽑겠다는 응답(45%)보다 많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8월 20∼23일 온라인에서 18세 이상 성인 1천11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오차범위는 ±1.8%P다.
지난 대선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24.0%, 르펜 대표는 21.3% 득표율로 결선에 진출했고 2차 투표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66.1%로 르펜 대표를 제압했다.
아직 마크롱 대통령은 재선 도전 의지를 밝힌 적이 없지만, 그의 출마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르펜 대표는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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