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둔화 속 우려 속 지준율 인하 관측 고개

입력 2021-08-27 11:05
중국 경기둔화 속 우려 속 지준율 인하 관측 고개

인민은행, 선별적 지준율 인하 가능성 시사

시진핑 "올해 경제사회 발전 목표 완수하라" 지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경기 회복력 약화 조짐이 나타난 가운데 중국 당국이 조만간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27일 경제 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에 따르면 인민은행, 농업농촌부, 재정부, 은행감독관리위원회 등 부처는 최근 농촌 진흥 문제를 주제로 화상 연결 회의를 열고 "정책의 힘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며 "재할인, 지급준비율 등 통화 정책 도구를 운용해 금융기관들이 농촌 진흥을 위한 자금 지원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금융 당국이 구체적으로 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중국에서는 연내 인민은행의 추가 지준율 인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중신(中信)증권 이코노미스트인 밍밍(明明)은 제일재경에 "현(縣)급 지역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지준율 인하) 시행 시점이 매우 빠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점증하는 가운데 인민은행은 경제 안정을 위해 유동성 공급을 적절한 수준에서 보장하겠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은 지난 23일 열린 '금융기관 신용대출 상황 분석 좌담회'에서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변화하고 있고, 외부 환경은 더욱 엄중·복잡해졌다"며 "국내 경제 회복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균형을 이루지 못한 속에서 신용대출의 안정적 증가세 유지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그간 코로나19 부양책에서 벗어나 다시 부채 감축 등 장기적으로 자국 경제의 위험 요인을 걷어내기 위한 경제 정책을 펴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커짐에 따라 적절한 경기 대응 방안 찾기에 고심 중이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달 9일 은행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려 1조 위안(약 177조 원)의 장기 자금을 공급한다고 발표하면서 작년 4월 이후 15개월 만에 다시 지준율 인하 정책 카드를 꺼내 경기 관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 허난성 등지의 폭우 피해, 코로나19의 전국적 재확산 등의 여파 속에서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 지표는 코로나19에서 완연히 벗어나는 듯했던 중국의 경기 회복력이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7월 제조업 PMI가 50.4를 기록해 코로나19 유행의 충격이 가해진 작년 2월 이후 가장 낮게 나타난 것을 비롯해 산업생산, 소매 판매 등 최근 발표된 핵심 경제지표도 모두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내년 가을 열릴 당 대회를 통해 장기 집권을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올해 양호한 경제 성적을 유지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시 주석은 지난 25일 허난성 청더(承德)시 시찰 도중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사회발전 각 업무를 잘 총괄해 올해 경제사회 발전의 주요 목표를 완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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