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는 알카에다·탈레반과 같은 뿌리, 다른 성격 무장 세력
카불공항 테러 저지른 IS-K, 폭력적 극단주의 세력 뭉쳐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자폭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극단주의 세력인 알카에다·탈레반과는 어떤 관계인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외신들에 따르면 전날 카불공항을 겨냥한 연쇄 폭탄테러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직후 이슬람국가(IS)는 "폭발물을 소지한 요원이 모든 보안 시설을 뚫고 미군의 5m 이내까지 접근해 폭발 벨트를 터뜨렸다"고 공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IS의 아프간 지부인 IS-K의 소행이라 지목하고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호라산'은 이란 동부, 중앙아시아, 아프간, 파키스탄을 아우르는 옛 지명이다.
IS-K는 'ISIS-K', 'ISIL-KP'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알카에다, 탈레반, IS는 종파적 유사성(수니파)을 이유로 사실상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
알카에다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오사마 빈 라덴이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맞서 아프간으로 모여든 이슬람 성전주의자 세력(무자헤딘)을 돕기 위해 1988년 결성했다.
1989년 아프간에서 소련이 물러난 뒤 여러 군벌이 내전을 벌였는데, 파슈툰족 출신 이슬람 근본주의자 집단이 남부 칸다하르를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탈레반은 1994년 칸다하르에서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가 파슈툰족을 중심으로 결성했다.
이슬람 학교(마드라사) 출신 학생이 주축을 이뤘으며, 탈레반의 의미도 '학생'이다.
IS는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AQI)로 출발해, 2014년 참수 동영상, 민간인 학살 등 잔악한 수법으로 짧은 기간에 알카에다 이상으로 국제적 조명을 받았다.
IS는 알카에다보다 더 극단적 행동으로 '테러 경쟁'을 벌였고, 시리아와 이라크 영토를 빠른 속도로 장악했었다.
하지만,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의 공격을 받고 2017년부터 패전을 거듭했다.
2019년 3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이 "시리아에서 IS 칼리프제국이 100% 제거됐다"고 선언했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를 떠나 여러 나라로 퍼졌는데, 그중에서도 아프간에 진출한 세력은 2015년 1월 IS-K라는 조직을 만들어 끊임없이 테러를 저질렀다.
IS-K는 탈레반을 두고 '너무 온건하다'고 비판할 정도로 폭력적 극단주의로 똘똘 뭉쳤다.
IS-K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칼리프(이슬람 신정 일치 지도자)가 이끄는 '칼리프 제국'(칼리프가 다스리는 이슬람 신정 일치 국가) 건설이다.
이들은 서방세계와 타협하지 않고, 비이슬람권을 상대로 계속해서 '성전'을 벌이기를 원한다.
이 때문에 IS-K는 탈레반이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고 정권을 다시 잡자 "미국과 거래로 지하드 무장세력을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IS-K는 초반에 파키스탄의 탈레반에서 분파된 극단주의 세력이 합류했고, 최근에도 탈레반의 '미국과 거래'에 불만을 품은 극단주의자들이 옮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IS-K의 현재 조직원 규모는 정확하지 않다. 유엔은 1천500∼2천200명 가량의 조직원이 암약하는 것으로 파악학 있다.
4천명이 활동 중이라는 주(駐)아프간 러시아 대사 발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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