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 권태경, 한국인 최초 中최고 음악대학 강단 선다

입력 2021-08-26 14:28
국악인 권태경, 한국인 최초 中최고 음악대학 강단 선다

내달부터 중앙음악학원서 강의…"국악의 우수성 알릴 것"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 국악인이 중국 최고 명문 음악대학인 중앙음악학원에서 한국 전통음악을 가르치게 됐다.

주인공은 전북도 무형문화재 40호 가야금산조 전수자인 권태경(50) 씨다.

권 씨는 다음 달부터 중앙음악학원 세계음악과 초빙교수로 학생들에게 가야금과 판소리 등 한국의 전통음악을 강의할 예정이다.

1950년에 설립된 중앙음악학원은 중국 최고의 음악대학으로, 중국 국무원이 직접 관리하는 국가 중점 고등 예술 교육기관이다.

한국 국적의 국악인이 이 대학에서 우리의 전통음악을 가르치는 것은 권 씨가 처음이다.

권 씨는 4살 때 텔레비전에서 가야금 연주를 보고 처음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다.

가야금 명인 지성자 선생과 명창 이일주 선생으로부터 가야금 산조와 판소리를 배웠고, 고수 박근영 선생의 가르침도 받았다.

국악인으로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던 2003년 활동 무대를 중국으로 옮겨 칭다오(靑島)와 베이징(北京)에서 가야금과 판소리를 가르치거나 공연하며 한국 전통음악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 전통음악을 듣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중국 대륙 어디든 달려갔고, 중국 생활 19년 동안 크고 작은 무대에서 공연한 것만 2천 회가 넘는다.

중국 주재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인과 중국인을 대상으로 국악교실을 열어 전통음악 보급에 앞장서는가 하면 어린이와 성인들에게 가야금과 판소리 등을 가르치기도 했다.

권 씨의 활동을 눈여겨본 중앙음악학원 중국인 교수가 세계음악과 학생들에게 한국의 전통음악을 가르쳐 달라는 제의를 한 것이다.

권 씨는 "중국 최고의 음악대학에서 중국인 학생들에게 우리의 국악을 가르칠 기회를 얻게 돼 매우 기쁘다"며 "국악 속에 담긴 한국의 예의와 배려 등을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최근 한중 문화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문화 교류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중국인이 한국 전통음악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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