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맞아 죽을거야" 말에…미 학생·교사 격투기 방불 몸싸움

입력 2021-08-26 11:19
"총맞아 죽을거야" 말에…미 학생·교사 격투기 방불 몸싸움

교사가 학생 착용한 반다나 문제로 지적

인종차별 발언 이어지며 몸싸움 시작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백인 교사와 흑인 학생이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몸싸움을 벌였다.

2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켄터키주의 매리언 무어 고교에서 화학 교사와 그의 제자인 자미르 스트레인(16)이 학교 복도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다른 학생에 의해 촬영돼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됐다.

50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커다란 덩치의 선생이 학생을 바닥에 눕히고 목을 조르며 꼼짝 못 하게 만들었으며, 학생은 누운 상태에서 양 주먹을 선생의 머리와 몸통을 향해 계속 휘둘렀다.

처음에는 주위 학생이 뜯어말리려 했으나 이들의 싸움을 멈추지 못했고 결국 다른 어른이 개입해서야 싸움이 끝났다.

몸싸움을 벌인 선생은 바닥에서 일어난 후에도 학생의 머리채를 강하게 쥐고 놓지 않았으며, 학생 역시 주먹을 마구 날려댔다.

영상에는 주변의 학생들이 "이게 무슨 일이냐" "당장 싸움을 멈춰라"고 외치는 소리도 들린다.

스트레인은 "선생님이 당시 내가 썼던 반다나(목과 입을 동시에 가리는 스카프)를 문제 삼으며 교실 입장을 막았다"며 싸움이 시작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그건 단지 마스크일 뿐"이라며 "이전에도 교실에서 착용했는데 선생님이 갑자기 문제 삼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후 교사는 "너는 총에 맞아 길거리에서 죽는 또 다른 흑인이 될 것"이라는 인종차별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결국 몸싸움으로 번졌다고 전했다.

스트레인은 지난해 실제로 거리에서 총격을 당해 다친 적이 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총에 맞아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왔을 것"이라며 "아들은 성인군자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아들이 피해자라면서 앞으로 있을 소송에서 변호사 비용을 충당해야 하고 아들 소송지원을 위해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며 모금사이트인 고펀드미에 페이지를 개설하고 모금에 나섰다.

학교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스트레인은 10일간 정학 처분을 받았고 교사는 업무 배제 처분을 받았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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