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호주, 카불 공항 접근금지…"테러 위협" 강력 경고(종합2보)

입력 2021-08-26 17:41
수정 2021-08-26 17:50
미·영·호주, 카불 공항 접근금지…"테러 위협" 강력 경고(종합2보)

영 국방 차관 "위협 임박·치명적"…자폭 테러 우려에도 인파 몰려



(런던·서울=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이윤영 이광빈 기자 = 아프가니스탄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의 이동을 자제하라는 보안 경고를 발령했다고 로이터,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미국 대사관 웹사이트에 게시된 경고문을 보면 "카불 공항 출입구 바깥의 보안 위협 때문에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공항으로 가는 것을 피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지시를 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즉시 공항 출입구에서 떠날 것을 권고한다"고 돼 있다.

미국 대사관이 시민들에게 즉각 떠나라고 경고한 출입구는 애비 게이트와 이스트 게이트, 노스 게이트다.

대사관은 또 "많은 군중 사이에 있을 때를 포함해 늘 주변 상황을 주시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대사관은 그러나 경고문에 언급된 보안 위협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영국 외무부도 성명에서 공항 인근에 있는 사람들에게 "테러 위협이 크다"면서 안전지대로 피신할 것을 권고했다.

국방부 정무차관 제임스 히피는 26일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이 곧장 카불 공항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매우 매우 믿을만한"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히피 차관은 또 자살폭탄 공격 가능성에 관한 정보가 "훨씬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더 강조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절박하다. 위협은 믿을 만하고, 임박했으며, 치명적"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역시 자국 시민 및 비자 보유자들에게 테러 위협을 이유로 공항 인근에서 피해달라고 요청했다.

탈레반의 장악 이후 아프간을 빠져나가려는 미국 시민권자 등 외국인과 현지인들이 한꺼번에 카불 공항에 모여들면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이들을 모두 무사히 대피시킬 때까지 오는 31일로 예정된 미군 철군 시한을 늦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예정대로 철군을 완료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과 서방국이 공항에서 막판 대피 작전을 급박하게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 정부는 공항에서 IS와 같은 다른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테러를 벌일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테러 경고에도 공항 출입구로 사람들이 계속 몰려들고 있다면서 "자살 폭탄 테러범이 출입구를 공격하기가 매우 쉽다"고 말했다.

그는 "경고에도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떠나려고 한다"고 전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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