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협력자 이송] 공항 들어선 아프간인 "미션 완수" 감격 문자

입력 2021-08-25 14:15
수정 2021-08-25 16:39
[아프간 협력자 이송] 공항 들어선 아프간인 "미션 완수" 감격 문자

가족과 함께 탈출 나선 통역인, 한국 정부 등에 감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과거 한국 정부에 협력했던 아프가니스탄인들의 한국 이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천신만고 끝에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들어선 현지인이 기쁨에 겨운 문자메시지를 연합뉴스에 보내왔다.

2010∼2015년 바그람한국병원에서 통역으로 근무했고 이번 이송자 명단에 포함된 미르 지아우딘 세디키(40)는 2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제삼자를 통해 "성공적으로 미션(임무)이 마무리됐다"고 문자를 보냈다.

세디키는 "금방 공항 안으로 들어섰다"며 한국 정부 등에 정말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수도 카불에서 20㎞가량 떨어진 곳에 살았던 세디키는 아내, 4자녀와 함께 탈출에 나섰다.

그는 과거 동료들의 상황 등을 취합해 한국 정부에 전달하고 지원 요청을 하는 역할도 했다.

이후 세디키는 한국 정부가 이송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자 고향을 떠나 카불 시내로 들어온 후 숨어 지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간인 380여 명이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한다.



외교부는 이들이 조만간 한국군 수송기를 타고 현지를 빠져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들의 한국 이송을 위해 지난 23일 군 수송기 3대를 아프간과 인근국에 보내 작전을 수행해 왔다.

한국 정부는 2001년 테러와 전쟁을 명분으로 아프간을 침공한 미국의 지원 요청에 비전투부대를 파병했다.

군부대는 2007년 12월 철수했지만, 정부는 최근 정권이 탈레반에 넘어가기 전까지 국제사회와 함께 아프간 재건을 지원했고, 이 과정에서 현지인을 다수 고용했다.

특히 정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지방재건팀(PRT)을 보내 현지 병원과 직업훈련원을 운영하면서 다수 현지인과 협력했다.

이들은 과거 한국을 위해 일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처했다며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왔다.

세디키는 이달 초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밤에 탈레반이 마을로 들어와 정부나 외국 기관에서 근무했던 이들을 찾고 있다"며 "잘 모르는 이들이 마을 주민에게 내 집의 주소를 묻기도 했다"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현재 카불 곳곳에는 탈레반이 검문소를 설치하고 피란민이 몰리면서 카불 국제공항으로 진입 자체가 쉽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등도 자국민과 협력자 이송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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