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 상표권 일본 기업 '혐한 조장' DHC와 뒤늦게 제휴 중단
결합상품 출시에 "무민 세계관과 안 맞다" 누리꾼 비판 쇄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1914∼2001)이 창작한 동화 캐릭터 '무민'의 일본 내 상표권을 관리하는 회사가 혐한(嫌韓) 감정을 조장해 물의를 일으킨 일본 화장품 대기업 DHC와의 제휴를 늦게나마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아사히(朝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무민 캐릭터를 일본에서 상품화할 권리를 보유한 기업 '라이츠 앤드 브랜즈'(Rights and Brands)는 DHC에 무민 캐릭터를 사용한 화장품의 추가 생산 중단을 요구했다.
DHC는 무민과 무민의 친구 캐릭터를 넣어 디자인한 립크림과 핸드크림을 23일 발매했는데 무민이 상징하는 세계관이 차별을 조장한 기업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누리꾼 등의 비판이 쏟아지면서 라이츠 앤드 브랜즈가 이같이 대응했다는 것이다.
이 기업은 화장품에 무민 캐릭터를 사용하고 싶다는 DHC의 요청을 작년 9월 승낙했는데 이후 요시다 요시아키(吉田嘉明) DHC 회장이 재일 한국·조선인을 멸시하는 언행을 반복한 사실이 부각됐다.
애초에는 이 사안에 제대로 조치하지 않다가 결합 상품 출시에 누리꾼들이 반발하자 뒤늦게 문제를 인식하고 제휴 중단을 선언한 셈이다.
이토 구미코(伊東久美子) 라이츠 앤드 브랜즈 사장은 "본국 기업인 무민 캐릭터즈도 당사도 어떠한 차별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인식이 철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불쾌함을 느끼신 분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라이츠 앤드 브랜즈는 공식 사이트나 트위터에서 DHC와의 결합 상품에 관한 설명을 삭제했으며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DHC는 "본건에 관한 설명을 삼가겠다"고 반응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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