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전세계 아프간 난민 2만명에 임시숙소 제공
CEO "우리 시대 가장 큰 인도주의 위기…다른 기업도 나서길"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을 피해 고향을 등진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에게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공짜 임시 숙소를 제공한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 아프간 난민 2만명에게 에어비앤비 플랫폼에 등록된 숙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와 CNBC방송에 따르면 관련 비용은 에어비앤비와 체스키 CEO, 이 회사의 자선조직인 'Airbnb.org'가 전액 부담할 예정이다. Airbnb.org는 지난 6월 2천500만 달러(약 292억원)를 목표로 난민 펀드 모금을 시작했다.
체스키 CEO는 "아프간 난민들이 고향에서 쫓겨나 미국과 그 밖의 다른 곳에서 재정착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인도주의적 위기 중 하나"라며 "우리도 행동에 나서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다른 기업 지도자들도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영향을 주기를 희망한다"며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체스키 CEO는 난민 가족 수용을 원하는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이 자신에게 연락하면 적합한 대상자와 연결해주겠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난민들이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를 수 있는지, 예상 비용이 얼마나 될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에어비앤비는 자사 플랫폼을 이용해 아프간 난민 최대 1천명을 임시 수용할 수 있도록 국제구호위원회(IRC)를 비롯한 구호단체들에 지난주 자금을 제공하는 등 아프간인 돕기에 나선 바 있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주말 사이 캘리포니아·뉴저지·오하이오·텍사스·버지니아·워싱턴주 등에서 165명의 난민이 임시 숙소를 배정받았다.
에어비앤비의 이런 조치는 탈레반의 보복을 두려워한 아프간인 수만명이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 정부는 현재까지 아프간에서 4만8천명을 대피시켰으나, 여전히 많은 현지인이 출국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은 철수 시한을 8월31일로 정했으나, 그때까지 대피를 마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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