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카불서 첫 지도자 회의…"포용적 정부 구성" 강조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한 후 처음으로 대규모 지도자 회의를 열었다.
24일 뉴욕타임스(NYT)와 파키스탄 언론 APP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전날 수도 카불에서 '로야 지르가'(Loya Jirga)를 개최했다.
지르가는 아프간 전통 부족 원로회의를 뜻하며 로야 지르가는 지도자 선출, 새 통치 규범 도입, 전쟁 이슈 등 국가 중대사를 다룰 때 소집된다.
이슬람 강경 수니파인 탈레반은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통치의 근간으로 여기기에 종교 지도자들이 지도부의 핵심을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는 이날 회의에 대해 '종교 지도자 회의'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800여명의 울레마(이슬람 신학·율법학자)와 함께 탈레반의 정치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주제는 '선행 촉진과 악행 방지' 등이었다.
회의에서는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팀에 참여했던 모울비 아미르 칸 무타키,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 등 지도자들이 차례로 연단에 올라 연설했다.
무타키는 "우리는 포용적인 정부를 세우기를 원한다"며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정식 국호)는 모든 정치 세력과 민족을 대표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무자히드는 "아프간 내에서는 모두 안전하기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아무도 외국으로 떠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남성과 여성은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를 건설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카불을 점령한 후 사면령 등 여러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표하며 새 정부 구성을 진행 중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탈레반 지도부는 카불에서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과 이와 관련해 논의 중이며 조만간 새 정부 출범이 선언될 예정이다.
탈레반은 엄격하게 사회를 통치했던 과거 집권기(1996∼2001년)와 달리 여성 인권 존중 의지 등도 거듭해서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아프간 전역에서는 탈레반 지도부의 말과 달리 시위대 겨냥 발포 등 잔혹 행위가 발생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도 여성은 아무도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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