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미사일 양산 계획, 중국군 전투준비태세 강화 촉진"
홍콩매체 "중국, 대만 공격보다 합리적 접근할 듯"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대만이 미사일 역량 강화에 나선 가운데, 이는 중국군의 전투태세 강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지난 22일 대만언론은 대만 국방부가 원점 타격용 미사일 양산을 위한 2천억 대만달러(약 8조4천억원) 규모의 특별예산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현재 대만 국방비의 약 54% 규모로, 정확도와 장거리 비행 능력을 갖춘 미사일의 대량 생산을 위해 투입될 것이라고 타이베이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면서 대만의 이런 행보는 2019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대만판 사드' 텐궁(天弓)3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과 초음속 대함 중거리 미사일 슝펑(雄風)-3의 생산을 늘리라고 주문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베이타임스는 해당 예산을 통해 이 두 미사일의 성능이 개선될 것이며, 극초음속 미사일과 중거리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개발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전문가들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 고조 속 중국이 무력을 내세운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당장 대만을 치기 보다는 합리적인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연합대학 대만연구원의 주쑹링(朱松嶺) 소장은 "현재로서는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공격을 개시하기 보다는 언어 공격을 늘리거나 군사전략과 전쟁 준비태세를 강화하는 식의 좀 더 합리적인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콩의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대만이 1970년대부터 단거리 미사일을 개발해왔지만 "정밀 타격 미사일에 필요한 기술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미사일 예산을 늘린 것은 양안의 긴장을 고조시키겠지만 대만과 중국 간 힘의 균형에 변화를 가하지는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쑹중핑은 중국군이 대만의 미사일 예산 확대에 전투준비태세 강화로 대응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대만이 위협적 무기의 축적을 시작한다면 그것은 중국의 선제적 행동을 촉진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대만의 미사일 증강 계획은 미군의 철군으로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진 상황에서 나왔다"며 "대만에서는 독립 성향의 대만 민진당 정부가 대만의 안보와 관련해 미국을 어느 정도 신뢰해야 하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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