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세에…현대차·기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서 주춤

입력 2021-08-23 10:53
중국 공세에…현대차·기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서 주춤

현대차 EV 6위·기아 PHEV 9위…판매 증가에도 순위·점유율 하락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중국계 전기차 업체의 공세에 밀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80개국에 판매된 전기차 브랜드 순위에서 테슬라와 BMW가 각각 순수전기차(EV) 부문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EV 부문 6위를, 기아는 PHEV 부문 9위를 각각 차지하며 작년보다 순위가 하락했다.



EV 부문에서 테슬라는 모델 3와 모델 Y 판매 급증에 힘입어 전체 판매량이 39만6천대로, 작년 동기 대비 118.2% 증가하며 1위를 지켰다. 시장 점유율은 작년 27.7%에서 올해 22.2%로 감소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상용차 업체인 우링자동차,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합작 설립한 SAIC-GM-우링 자동차(SGMW·2위)와 BYD(3위), 창청자동차(長城汽車·5위), 니오(9위) 등 중국계 업체가 자국 시장 회복에 힘입어 전체 시장 성장세를 주도했다.

특히 SGMW는 초저가 전기차 훙광 미니를 앞세워 15배에 육박하는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며 EV 부문 2위에 올랐다.

폭스바겐(4위)도 ID.3와 ID.4 수요 급증에 따라 판매가 214.2% 늘며 순위가 2계단 상승했다.

반면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5, 포터2 일렉트릭 전기트럭 판매가 모두 증가했으나 성장률(75.6%)이 시장 평균(172.4%)을 밑돌며 작년 5위에서 올해 6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점유율은 작년 4.5%에서 올해 2.9%로 감소했다.

작년 EV 부문 2위였던 르노 역시 트윙고 판매 호조에도 조에 판매 감소가 전체 증가분을 상쇄시키면서 성장률(18.6%)이 시장 평균에 못 미쳐 순위가 작년 동기 대비 5계단 떨어진 7위에 그쳤다. 4위였던 닛산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PHEV 부문에서는 유럽계의 건재 속에 중국계의 약진이 돋보였다.

BMW는 판매가 2배 가까이 늘며 1위를 유지했다. 다만 점유율은 17.0%에서 12.9%로 감소했다.

메르세데스(2위)와 아우디(6위), 폭스바겐(7위)은 각각 3배 이상의 급증세를 보이며 점유율을 늘렸다.

미국계 포드도 쿠가 PHEV 판매 호조에 따른 급성장세로 10위권에 진입했고, 일본 도요타(5위) 역시 라브(RAV) 4 프라임 PHV 수요 급증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중국계는 BYD와 리샹 오토모티브가 각각 4위와 8위를 차지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반면 기아는 시드 PHEV와 니로 PHEV, 쏘렌토 PHEV 판매 호조에도 성장률(128.4%)이 시장 평균(161.0%)을 밑돌며 순위가 작년 6위에서 올해 9위로 내려갔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는 작년 초 신모델 판매가 증가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입지를 다져왔지만, 올해 들어 중국계 업체의 공세가 거세지며 다소 주춤하는 상황"이라며 "EV와 PHEV 브랜드 위상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활로를 개척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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