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새 정부 구성 박차…저항세력 진압에 '내전 우려'(종합2보)

입력 2021-08-23 15:11
탈레반, 새 정부 구성 박차…저항세력 진압에 '내전 우려'(종합2보)

무자히드 대변인 "조만간 정부 구성 논의 결과 발표"

탈레반, 반군 거점 판지시르에 진압군 수백명 투입

G7, 내일 아프간사태 정상회의…카불 공항선 2살 아기 압사



(뉴델리·서울=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신유리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새 정부 구성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동시에 탈레반은 저항세력 진압작전에도 돌입, 아프간이 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현지 언론인 톨로뉴스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과 새 정부 구성을 논의 중이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그는 "(수도) 카불에서 회동했으며 논의가 진척되고 있다"면서 "새 정부 출범을 곧 선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도 탈레반 관계자를 인용, '탈레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2주 안에 차기 정부 체제 관련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의 실질적 지도자로 꼽히는 바라다르는 지난 21일 카불에 입성했다. 이전까지는 카타르에서 탈레반 대표단을 이끌고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평화협상을 해왔다.



와중에 북부 일부 지역에서 반(反) 탈레반 저항세력이 결사 항전을 선언하며 내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정부군과 지역 민병대로 구성된 저항군은 현재 북부 판지시르와 파르완, 바글란 등 3개 주를 거점으로 진지를 구축한 상태다.

카불 함락 이후 판지시르에는 수천 명의 반대파가 운집했다. 저항세력 지도자인 아흐마드 마수드 휘하에만 9천 명이 집결한 상태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마수드는 아프간 '국부'로 불리는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이다.

또 대통령 권한대행을 선언한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 야신 지아 전 아프간군 참모총장, 일반 군인도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은 저항세력 진압에 돌입했다.

AFP 통신과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판시지르 계곡에 수백명의 진압군을 투입한 상태다.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더욱 분주해졌다.

올해 G7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24일 G7 긴급 정상 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서는 아프간 사태 관련 이슈가 주로 논의될 예정이다.

영국은 이번 회의에서 탈레반에 대한 경제 제재와 지원 중단 검토를 제안할 방침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이달 말로 예정된 미군의 철수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탈출 인파로 아수라장이 된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는 2살 난 아기가 압사하는 등 또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1일 오전 카불의 한 미국 회사에서 통역사로 일했던 한 여성은 가족과 함께 공항 게이트를 향하는 무리에 합류했다가 인파에 치인 끝에 땅바닥에 넘어졌다.

그는 겨우 일어난 뒤 딸부터 찾았으나, 군중의 발에 짓밟힌 아기는 이미 숨진 뒤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는 전날 로이터통신에 "지난 7일 동안 카불 공항 안팎에서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앞서 카불 공항에서는 진입이 어려워진 일부 엄마들은 아기라도 살리기 위해 철조망 너머 경비를 서는 외국군에게 아기를 건네는 비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카불을 탈출하기 위해 미군 수송기 외부에 기어올랐다가 추락사한 이도 여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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