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日 의료붕괴…119 연락한 도쿄 확진자 63% 이송 불가

입력 2021-08-21 21:28
수정 2021-08-21 22:02
코로나에 日 의료붕괴…119 연락한 도쿄 확진자 63% 이송 불가

신규확진 사흘째 2만5천명 넘어…병상부족·자택 요양 10만명 육박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응급 의료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입원하지 않고 집에서 요양하고 있는 환자는 18일 0시 기준 9만6천709명이라고 후생노동성이 전날 발표했다.

일주일 전인 11일보다 2만2천646명이 늘어난 수준이다.

자택 요양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감염 확산이 빨라졌고 환자를 수용할 병상이나 이들을 돌볼 의료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증세가 심각해져도 입원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도쿄에서는 이달 9∼15일 일주일 동안 자택에서 요양하던 코로나19 확진자 중 2천259명이 증상이 악화해 119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으나 62.6%에 해당하는 1천414명이 이송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구급 이송된 845명 가운데 280명은 도움을 119 연락 후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3시간 이상이 걸렸다.



제대로 치료를 받아보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는 사례는 전국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전날 열린 도쿄도(東京都)의 코로나19 모니터링 회의에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자택에서 요양하던 확진자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17일 지바(千葉)현 가시와(柏)시에서는 30대 임신부 감염자가 입원할 곳을 확보하지 못해 집에서 조기 출산했으며 신생아는 결국 숨졌다.

사이타마(埼玉)현에서는 자택 요양 중이던 50대 남성이 사망한 것이 이달 15일 확인됐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1일 전했다.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코로나19 확진자 중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거나 집중치료실(ICU)에서 치료를 받는 중증 환자가 1천888명이라고 21일 발표했다.

당국이 집계한 중증자는 9일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입원하지 못한 채 상태가 심각해진 이들까지 포함한 실질적인 중증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1일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6시 40분까지 2만5천492명이 새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128만3천814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34명 증가해 1만5천627명이 됐다.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사흘 연속 2만5천 명선을 웃돌았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구축한 데이터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를 보면 19일 현재 일본에서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전체 인구의 39.95%이며 1차례 이상 접종한 이들은 51.56% 수준이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