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작년보다 한국주식 더 많이 팔아…31조 순매도

입력 2021-08-22 06:50
수정 2021-08-22 14:48
외국인, 작년보다 한국주식 더 많이 팔아…31조 순매도

이달 코스피 상승률, G20 최하위…'끝없는 셀코리아'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올해 외국인이 한국 주식 '팔자' 행진을 지속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강타한 작년의 순매도 규모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이달 들어 코스피 수익률이 주요 20개국(G20) 중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순매도가 줄기차게 계속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연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총 30조7천260억원 어치를 순매도해 작년 순매도(24조7천128억원) 금액을 넘어섰다.

이로써 외국인은 올해 들어 4월(829억원 순매수) 한 달만 제외하고 나머지 7개월 모두 순매도를 나타냈다.

특히 이달 들어 지금까지 6조4천900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지난 5월(9조216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순매도 금액이다.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코스피 수익률은 -4.43%로 G20 각국 대표 주가지수 중 중국(-0.87%·17위), 일본(-0.99%·18위), 브라질(-3.08%·19위)보다 낮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셀코리아' 배경으로 많이 꼽히는 것은 코로나19 4차 유행 등에 따른 원화 약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개시 우려 등이다.

그러나 이들 요인만으로는 작년 이후 줄기차게 계속되는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금융투자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은 작년 상반기 6개월간 순매도 행진을 이어간 데 이어 증시가 급속히 반등한 하반기에도 7월(9천85억원 순매수)과 11월(5조8천409억원 순매수) 두 달만 제외하고 나머지 4개월에는 '팔자'에 나섰다.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하고 증시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새로 쓰는 시기에도 외국인은 대부분 기간 계속 순매도한 것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 증시는 세계적으로 기업 이익 모멘텀이 가장 좋은 편에 속했다"며 "그런데도 외국인이 계속 파는 이유는 솔직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게다가 최근 테이퍼링 우려 등도 한국만이 아닌 신흥국 전반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변수인데도 유독 한국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하락의 직접 원인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라며 "그런데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여타 국가보다 과하다. 북핵 리스크가 부각됐을 때보다 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터키의 통화 가치는 오히려 상승했다. 한국이 터키보다 못하느냐"고 반문하며 "인도네시아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가장 가파르지만, 환율·증시의 변동성은 한국보다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한국과 나란히 부진을 보였다는 점에서 외국인 움직임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관점도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이달 대만 자취안(가권)지수와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각각 5.25%, 5.32% 각각 하락, 코스피보다 낙폭이 더 컸다.

정명지 연구원은 "한국과 대만 등의 공통점은 최근 외국인 순매도가 컸는데 그 시점이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맞물렸다는 점"이라며 "세계 지정학적 환경이 나빠졌을 때 반도체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이들 국가 증시가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병연 연구원은 "외국인 이탈의 원인을 고민해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에서 모멘텀을 주요 요소로 여긴다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과 한국의 주가 수익률에서 보듯 출발은 반도체 경기 하강 우려에서 시작했지만, 코스피가 그간 많이 올랐고 세계 경기 모멘텀이 정점에 다다른 것 같으니 주요 투자자가 모멘텀에 민감한 수출 중심의 한국 시장 비중을 미리 축소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외국인 월간 순매도 추이

(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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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코스닥 │합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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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 │ 3,047│ -5,484│ -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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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 │ -33,132│ -3,269│ -3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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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 │ -125,550│ -2,975│-128,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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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 │ -41,001│ -7,616│ -48,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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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 │ -38,838│ -1,763│ -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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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 │ -12,188│ 4,190│ -7,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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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 │10,791│ -1,706│ 9,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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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 │ -28,469│ 1,253│ -27,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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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 │-8,778│ -3,006│ -11,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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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 │-3,935│-967│ -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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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 │49,938│ 8,470│ 58,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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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 │ -17,538│ 11,396│ -6,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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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합계 │ -245,652│ -1,476│-247,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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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 │ -52,996│ -6,208│ -59,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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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 │ -20,562│-135│ -20,697│

├─────────┼─────────┼────────┼────────┤

│2021.03 │ -12,405│ -2,632│ -1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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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 │ 3,716│ -2,887│ 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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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 │ -85,168│ -5,048│ -90,216│

├─────────┼─────────┼────────┼────────┤

│2021.06 │-7,140│ -2,011│ -9,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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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 │ -51,094│ 2,211│ -48,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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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 │ -66,983│ 2,084│ -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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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합계 │ -292,634│ -14,626│-307,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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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거래소)

◇ G20 이달 대표 주가지수 수익률

┌─────────┬─────────┬────────┬────────┐

│국가 │7월말 │8.20│등락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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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 52,586.84│ 55,329.32│5.22│

├─────────┼─────────┼────────┼────────┤

│터키 │ 1,392.91│1,444.63│3.71│

├─────────┼─────────┼────────┼────────┤

│아르헨티나│ 66,005.29│ 67,822.20│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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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 25,363.02│ 25,918.27│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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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15,544.39│ 15,808.04│ 1.7│

├─────────┼─────────┼────────┼────────┤

│EU│ 4,089.30│4,147.5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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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11,066.93│ 11,201.6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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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50,868.32│ 51,414.3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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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4,395.26│4,441.67│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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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 7,664.19│7,725.10│0.79│

├─────────┼─────────┼────────┼────────┤

│영국 │ 7,032.30│7,087.90│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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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20,287.80│ 20,339.0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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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6,612.76│6,626.11│ 0.2│

├─────────┼─────────┼────────┼────────┤

│러시아│ 1,625.76│1,623.50│ -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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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6,070.04│6,030.77│ -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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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 4,811.17│4,769.27│ -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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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27,283.59│ 27,013.25│ -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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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121,800.79│ 118,052.77│ -3.08│

├─────────┼─────────┼────────┼────────┤

│한국 │ 3,202.32│3,060.51│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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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인포맥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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