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외국인 150명 한때 억류…탈레반은 부인(종합)
"카불 공항 인근서 인도인 등 억류됐다가 풀려나" 보도
탈레반 "안전한 통행 제공"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탈레반이 외국인을 납치하지 않았으며 일부에 대해서만 아프간을 떠나기 전 심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탈레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우리 대원들은 계속 자제를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외국인 납치설을 부인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 중 일부를 아프간에서 떠나기 전에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부분 인도인인 150명이 카불 공항 인근에서 탈레반에 억류됐다가 풀려났다고 인도 NDTV,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아흐마둘라 와세크 탈레반 대변인은 "납치 보도는 루머"라며 "탈레반 대원들은 모든 외국인들이 공항에 접근하도록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신화통신이 현지 언론 인터뷰를 인용해 전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외국인에게 공항까지 안전한 통행을 제공할 것"이라며 탈레반 대원들이 인도인 150명의 공항 입장을 호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탈레반은 미군을 비롯한 서방 주둔군이 철수하는 틈을 타 아프간 곳곳을 점령한 이후 지난 15일에는 수도 카불까지 장악했다.
카불 공항에서는 본국으로 대피하려는 외국인들과 탈레반을 피해 탈출을 시도하는 아프간인들이 몰리면서 대혼란이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만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공항 외부를 통제하고 있는 탈레반은 관련 서류를 갖추지 않은 아프간인들의 공항 입장을 막고 있으나 서류가 있는 일부 아프간인의 입장까지 막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탈레반은 공항의 혼란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고 서방국가들이 대피 계획을 더 제대로 세웠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이 대외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과 달리 현장에서는 언론인 등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하고 있다.
앞서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민간 방송사 직원이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의 총격에 사망하고 기자는 납치됐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직원 3명을 포함해 최소 4명의 언론 종사자 집을 급습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