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추석 전 임단협 타결할까…이번주 막바지 고비

입력 2021-08-22 06:01
완성차업계, 추석 전 임단협 타결할까…이번주 막바지 고비

한국GM, 23∼24일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부결시 장기화 불가피

기아, 23일 쟁대위 열어 파업 여부 논의…르노삼성차, 이번주 교섭 본격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현대차[005380]를 제외한 완성차 업계가 추석 연휴 전에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노사 간 막판 밀고당기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GM 노조가 이번 주 2번째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할 예정인 가운데 기아와 르노삼성차도 막바지 교섭에 나서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23∼24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임금협상 2번째 노사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한다.

앞서 한국GM 노사는 첫 잠정합의안이 지난달 26∼27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1.15%의 반대로 부결된 지 23일 만인 지난 19일 2번째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2차 잠정합의안은 월 기본급 3만원 인상과 일시금 450만원 지급 등 기존 내용을 유지하되 일시금 중 400만원을 타결 즉시 지급하는 내용과 직원 1인당 30만원 상당의 자사 브랜드 차량 정비쿠폰과 20만원의 재래시장 상품권을 지급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번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되면 이달 중에 협상이 모두 마무리될 전망이다.

만약 재차 부결될 경우 노사가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과 실적 악화로 사측이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아 추석 연휴 전 타결은커녕 교섭 장기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1∼5일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6.5%의 찬성을 얻은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다만 반도체 부족 문제로 창원공장과 부평2공장이 여전히 절반만 가동되는 상황에서 파업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은 만큼 오히려 여론만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노조도 파업에는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와 르노삼성차는 아직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다.

기아 노조는 20일 사측과의 본교섭에서 잠정합의안 도출에 실패함에 따라 23일 쟁의대책위를 열고 추가 교섭 진행과 파업 돌입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7만5천원 인상(정기호봉 승급분 포함), 성과급 200%+350만원, 품질향상 특별격려금 230만원, 무분규 타결시 주식 13주 지급 등을 제시한 상태다.

이는 앞서 기본급 7만5천원 인상, 성과금 200%+350만원 등의 합의를 바탕으로 3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한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기아 노조는 기본급 월 9만9천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최대 만 65세), 노동시간 주 35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가 비슷한 수준에서 타결된 만큼 이번에도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아 노조 내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도 레저용 차량(RV) 등을 내세워 사상 최대 실적을 세운 만큼 사측의 제시안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노조는 이달 10일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3.9%의 찬성으로 가결했으며, 지난달 말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기아 노조가 올해도 파업에 나서면 10년 연속 파업을 벌이는 셈이 된다. 하반기 코로나19 여파와 반도체 품귀 현상 등의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작년 임단협을 마치지 못한 르노삼성차 노사는 여름 휴가 후 처음으로 지난 19일 교섭 테이블에 앉은 데 이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교섭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측은 2020·2021년 임단협 통합 교섭, 기본급 동결 보상금 200만원과 생산성 격려금 1인당 평균 200만원 등 총 800만원의 일시금 지급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기본급 7만1천687원 인상,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며 맞서 여름 휴가 전 잠정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노사 모두 '서바이벌 플랜'의 핵심 모델인 XM3의 유럽 수출 물량 확보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세부적인 내용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임단협 교섭이 길어지는 것은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추석 연휴 전에 타결하려면 노사 모두 서로 양보해 이번 주에는 사실상 교섭을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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