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수송기서 추락' 시신 2구, 카불 시내 주택가에서 발견
의사 등 20대 남성 2명…축구 국가대표도 사망 확인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자 탈출을 위해 미군 수송기에 매달렸다가 떨어진 시민들의 시신이 속속 발견되고있다.
20일 인도 현지 언론인 NDTV에 따르면 지난 16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 거주하는 49세의 경비원 월리 살릭은 자신의 집 테라스에서 시신 2구를 발견했다.
그는 "타이어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크게 훼손된 시신 2구가 있었고 이를 본 아내는 기절했다"고 말했다.
당일 TV를 지켜본 주변의 이웃들은 시신이 이륙한 미군 수송기에서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고 그는 곧바로 소지품을 이용해 신원 확인에 들어갔다.
출생증명서를 확인한 결과 이들은 의사인 사피울라 호탁과 피다 모하메드로 밝혀졌고 모두 20대였다.
월리 살릭은 현재 카불은 탈레반에 장악된 뒤 인적이 끊겼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고 무슨일이 일어날지 몰라 다들 공포에 떨고 있다"면서 "나도 기회가 있다면 아프간을 떠나 다른 나라로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 수도 카불에서 탈출하기 위해 이륙한 미군 수송기 바퀴에 매달렸던 시민들이 떨어지는 장면이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전세계는 충격에 빠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아프간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인 자키 안와리가 당일 카불 공항에서 이륙한 미군 C-17 수송기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과일 장사를 하는 형제도 추락사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미 공군은 해당 사건을 조사중이며 수송기가 카타르에 착륙한 뒤 바퀴 격납고에서 시신들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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