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안 사라져"…공화 주정부들, 트럼프 항체치료제에 주목

입력 2021-08-20 06:19
"코로나 안 사라져"…공화 주정부들, 트럼프 항체치료제에 주목

플로리다·텍사스, 투여센터 개소…텍사스 주지사도 확진 후 항체치료

"효과 있지만 사전 예방에 초점 둬야…백신 대체 못 해" 반론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플로리다와 텍사스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에 초점을 맞춰 방역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플로리다와 텍사스주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환자가 급증하자 항체 치료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플로리다주는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5개의 항체 치료 약물 주입 센터를 이미 개설했고 항체 치료제 보급을 위한 신속대응팀을 꾸렸다. 텍사스주도 9곳에 항체 치료 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플로리다와 텍사스 주 정부는 개인의 선택권을 강조하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 등을 강력히 반대하면서도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자 항체 치료를 일종의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는 코로나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일종의 풍토병이 돼 매년 발병할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이 개발한 단일 항체 치료제의 칵테일 요법을 옹호하면서 "현재까지 나온 치료 방법 중 코로나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홍보했다.

최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도 리제네론 항체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공개했다.

리제네론 항체 치료제는 작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시 사용 허가를 승인했으며,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도 사용한 약물이다.

이 치료제는 코로나 경증 환자에게 투여하면 중증으로 악화해 입원하거나 사망할 확률을 70%가량 줄여주고 백신처럼 일부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제네론 치료제는 백신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코로나 환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WSJ는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 남부에서 감염이 급증하면서 이들 지역이 항체 치료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리제네론은 지난주 13만5천여 도스(투여분) 분량의 항체 치료제를 의료기관에 배송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9배 증가한 수치다.

레너드 슐라이퍼 리제네론 최고경영자(CEO)는 "6월까지만 해도 고위험 환자의 항체 치료 비율은 5% 미만이었으나 최근에는 30%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플로리다와 텍사스주의 항체 치료 방역에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CNN 방송은 "항체 치료가 효과가 있지만, 대유행에서 벗어나는 길이 아니고 백신을 대체할 수도 없다"면서 "항체 치료제는 모든 코로나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12세 이상의 중증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워싱턴대 밀켄 공중보건대학원의 리애나 웬 박사는 "마스크와 백신 접종 등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예방 대신에 치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건 완전히 거꾸로 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