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공동시장 경시하는 브라질…경제장관 "중요도 떨어져"

입력 2021-08-20 04:26
남미공동시장 경시하는 브라질…경제장관 "중요도 떨어져"

대외관세 인하·개별 무역협상 허용 등 논란…존립 위기설도 제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경시 입장을 밝히면서 블록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파울루 게지스 브라질 경제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상원에 출석, 메르코수르가 회원국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발판 역할을 하던 과거와 비교해 중요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게지스 장관은 "메르코수르는 우리의 기대를 더는 충족시키지 않는다"면서 "메르코수르가 앞으로도 유효하고 중요한 기구로 남기 위한 해결책은 운영 방식을 현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브라질을 포함한 회원국들을 글로벌 경제에 편입시키려면 메르코수르가 부과하는 대외공동관세(TEC)를 과감하게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외공동관세는 본래 메르코수르 회원국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실제로는 대표적인 보호주의 장치로 지적된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초 메르코수르의 6개월 단위 순회의장을 맡으며 한 화상 연설을 통해 블록의 개방적 운영을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외공동관세 인하와 함께 회원국의 개별 무역협상 허용을 내세웠다.

브라질은 개별 협상을 금지한 규정 때문에 다른 나라·블록과 무역협상을 진전시키기 어렵다고 불만을 터뜨려 왔으며, 파라과이와 우루과이도 브라질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좌파 정권은 자국 산업 보호를 우선하면서 대외공동관세의 점진적 인하 입장을 고수하고, 개별 무역협상 허용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이다. 2012년 베네수엘라가 추가로 가입했으나 대외 무역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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