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안하면 가족 죽일것"…탈레반, 미국 협력자 색출 '혈안'
NYT, 유엔 제출 비공개 보고서 보도…미·나토 협력자와 아프간 군경 대상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보복은 없다'는 공개 메시지와 달리 서방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색출하는 데 혈안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비공개 유엔 보고서에는 탈레반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대에 협력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지인들을 찾고 있으며, 이들의 가족까지 위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보고서는 국제기구에 위험 지역 정보 등을 제공하는 '노르웨이 글로벌분석센터'가 전날 작성해 유엔에 제공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탈레반이 심문과 처벌을 원하는 아프간인들의 명단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여러 건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탈레반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명단에 오른 사람들이 자수하지 않으면 "가족을 살해하거나 체포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군과 경찰, 그밖의 수사·정보기관 구성원들이 특히 위험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이런 사실을 잘 보여주는 서한 사본이 첨부됐다.
미국, 영국과 협력해온 아프간 정부의 한 대테러 요원이 지난 16일 받은 이 서한에서 탈레반은 자진 신고를 요구하면서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그의 가족들을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아프간 정부 측 인사들과 서방 협력자에게 보복하지 않겠다는 탈레반의 거듭된 공개 약속에 대한 의구심을 키운다고 NYT는 지적했다.
탈레반은 또 과거 집권기와 달리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최근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탈레반 무장대원의 총격으로 숨진 여성의 사진 등이 공개되면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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