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 온 김에 쇼핑도?"…'경기 최대' 롯데百 동탄점 가보니
거의 전 층에 식음료 매장, 곳곳에 예술작품…'동탄맘' 겨냥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엄마, 저기 구경하러 가자!"
19일 오전 경기 화성시 오산동 롯데백화점 동탄점. 사전 개장일인 이날 점포 안에는 유독 아이와 함께 온 젊은 엄마들이 많았다.
아동·유아 매장이 몰려 있는 4층에서 한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키즈카페 쪽을 향했다. 엄마는 같은 층에 있는 이유식 전문 카페로 가던 길이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20일 공식 개장한다. 롯데백화점이 7년 만에 새로 문을 여는 점포이자 경기 지역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다.
야외 테라스에서 보이는 주변 건물은 모두 대형 아파트 단지였다. 이들 주거지에는 어린 자녀를 둔 30∼40대가 많이 산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동탄점은 단순 쇼핑 장소를 넘어 가족끼리 쉬러 오는 공간을 지향하는 듯했다. 백화점 콘셉트도 '머물다'와 '복합매장'을 결합한 '스테이플렉스'(Stayplex)다.
약 24만6천㎡(약 7만4천500평)에 달하는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을 식음료(F&B), 리빙, 체험 콘텐츠로 채웠다.
총 8개 층 가운데 7개 층에 식음료 매장이 1곳 이상 입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어머니들이 아이를 학교나 키즈카페에 맡긴 후 '만남의 장소'로 많이 찾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하 2층에 자리한 2,680㎡(810평) 규모 문화센터(라이프스타일랩)와 4층의 대형 유아 휴게실도 이른바 '동탄맘'들을 염두에 뒀다.
점포 곳곳에는 예술작품이 비치돼 구경하는 즐거움을 더했다.
국내외 예술가들의 작품 100여개가 벽면, 계단 위, 야외 테라스 등에 전시됐다. 작품 옆에 있는 QR코드를 롯데백화점 모바일 앱으로 찍으면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다.
1층 한가운데 놓인 영국 출신의 세계적 현대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84)의 대형 '사진 드로잉'(photographic drawing) 앞은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패션과 가전 매장도 쇼핑보다 구경거리에 초점을 맞춰 꾸려진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개별 매장 면적이 일반적인 백화점 매장보다 넓었다. 고객 동선을 따라 매장을 둘러볼 땐 놀이동산에서 들릴 법한 '디즈니풍' 음악이 흘러나왔다.
리빙 매장이 자리한 6층을 찾은 여성 고객 3명은 서로 "백화점이 아니라 아웃렛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동탄점이 명동 본점보다 넓지만 입점한 브랜드 수는 두 곳이 비슷하다"면서 "각 브랜드만의 특징을 매장에 더 뚜렷하게 반영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휴식에 방점이 찍힌 만큼 '소비'를 주목적으로 방문한 고객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큼직한 매장이 띄엄띄엄 자리 잡은 구조라서 짧은 시간에 여러 브랜드를 둘러보기에 적합하지 않다. 찾는 브랜드 매장이 정문에서 멀다면 꽤 많이 걸어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동탄점은 지역 주민들이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면서 "'쇼핑하러 오는 곳'을 넘어 '구경하러 온 김에 쇼핑도 하는 곳'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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