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아기 수술비로 도쿄올림픽 은메달 기부한 폴란드 '천사'
"한 생명 구하는게 더 가치 있어"
기업은 은메달 낙찰받은 후 다시 돌려줘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도쿄올림픽 여자 창던지기에 출전해 은메달을 딴 폴란드 선수가 일면식도 없는 어린 아기의 심장병 수술비를 지원하기 위해 자신 메달을 경매에 내놨다.
18일(현지시간) 스포츠 전문매체 ESPN과 CBS 방송에 따르면 폴란드 창던지기 선수 마리아 안드레이칙(25)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심각한 심장 결함으로 수술이 필요한 생후 8개월 된 미워제크 마위사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그를 돕기위해 자신의 은메달을 팔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어 다음날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낙찰자가 나왔다"면서 "폴란드 편의점 체인업체인 '자브카'(Zabka)가 은메달을 낙찰받았다"고 공개했다. 낙찰가는 12만5천 달러(약 1억4천600만원)였다.
안드레이칙은 "메달의 진정한 가치는 항상 마음속에 있다"며 "메달이 옷장에서 먼지에 덮이는 것보다 한 생명을 구하는 일이 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브카가 메달을 가져가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많은 역경 속에서 획득한 메달은 나에게 투쟁과 믿음, 꿈의 추구를 의미한다. 메달이 우리가 함께 싸우는 삶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브카는 메달을 낙찰받은 뒤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아름답고, 매우 고귀한 올림픽 선수의 몸짓에 감동해 마위사를 위한 기금 모금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은메달을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위사는 현재 홈 호스피스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번에 수술을 위한 치료비가 마련돼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2㎝ 차이로 메달을 놓쳤던 안드레이칙은 2017년 어깨 상처를 입었고, 2018년에는 골암 판정을 받는 등 어려움에도 재활에 성공해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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