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커창 총리, 허난성 폭우참사 한달 만에 현장 방문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중부 허난성에서 수해가 발생한 지 약 한 달 만에 현장을 방문했다.
19일 중국정부망 홈페이지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 허난성 중심도시 정저우(鄭州) 등 피해가 심각했던 지역을 찾았다.
중국에서는 총리가 자연재해 현장을 방문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지만, 이번에는 수해 복구와 민심 수습이 어느 정도 이뤄진 뒤에야 시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허난성 당국은 지난달 하순 기록적인 폭우로 지난달 30일까지 9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가, 사흘 만에 인명피해 규모가 사망 302명 및 실종 50명이라고 재발표한 바 있다.
정저우에서는 사망 292명 및 실종 47명이 나왔고, 지하철 선로까지 침수되면서 승객 14명이 숨졌다. 또 도로 터널 침수로 차량 247대가 뒤엉키고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AFP 통신은 "참사가 벌어진 지하철 입구에 헌화 행렬이 이어지자 당국이 현장을 봉쇄했다"며 "비판 여론에 민감해한다는 신호"라고 전했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피해 규모 은폐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하철 입구에서 설명을 들은 뒤 지하철 선로로 내려갔다.
지난달 중국매체들은 승객들이 선로 옆 대피 통로를 통해 빠져나가는 모습 위주로 보도했는데, 현지 담당자는 대피 통로에 설치된 손잡이 위쪽으로 사람 키 높이 만큼 침수될 정도였다고 보고했다.
리 총리는 "희생자를 애도하는 동시에 실패를 반성하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서 "극단적인 경보 상황에서 운행을 멈춰야 할 곳은 멈추고 닫아야 할 곳은 닫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중앙정부에서 파견한 조사팀이 수해 대응상 문제점을 조사 중이라면서 "직무태만 등에 대해 문책해 대중의 관심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허난성 다른 지역의 수해 복구 현장도 둘러봤으며, 농경지 침수 현장에서 "밀이 침수된 것을 큰일로 봐야 한다. 농민들은 이러한 식량에 의지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지난달 26일 허난성 홍수 피해 대응 관련 화상회의를 열었고, 이후 중앙정부는 허난성에 예비비 30억 위안(약 5천421억원)을 교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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