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사업소득 늘었지만 가계 총소득은 0.7%↓…4년만에 감소
작년 전국민지원금 기저효과…경기 개선에 '일해서 번 돈'은 증가
처분가능소득 줄었는데 소비지출은 늘어 흑자액 13.7%↓, 역대 최대 감소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차지연 기자 = 올해 2분기 경기 개선으로 '일해서 번' 근로·사업소득이 늘었는데도 가계 총소득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분기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기저효과 영향이다.
소득은 줄었지만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은 늘어 처분가능소득이 줄었다. 그럼에도 소비는 늘어 흑자액, 흑자율이 감소했다.
◇ 가계소득 0.7%↓…근로·사업소득 늘고 이전소득 줄어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428만7천원으로 1년 전보다 0.7% 감소했다.
가계 소득 감소는 2017년 2분기(-0.5%)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감소폭은 2016년 4분기(-0.9%) 이후 가장 컸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고용 호조와 자영업 업황 개선으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동시 증가했지만 지난해 5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큰 폭으로 증가했던 사회수혜금이 이번 분기에는 감소하면서 총소득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2분기 가계소득을 소득 유형별로 보면 근로소득(274만3천원)은 1년 전보다 6.5% 증가해 2012년 3분기(6.9%)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사업소득(80만6천원)은 3.6% 늘어 2018년 1분기(3.7%)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반면 이전소득(61만7천원)은 28.6% 감소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1분기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정부가 주는 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42만1천원)이 37.1% 감소한 영향이다.
재산소득(4만2천원)은 59.7% 늘었는데, 액수가 적어 상대표준오차(RSE)가 높은 만큼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근로·사업·이전·재산소득을 포괄하는 경상소득(420만8천원)은 0.9% 감소했다.
다만 경조소득이나 실비보험금 등 비(非)경상소득(7만9천원)은 11.1% 늘었다.
◇ 처분가능소득 줄고 소비지출 늘어 흑자액 13.7%↓, 역대 최대 감소
경기 개선으로 소비가 증가하면서 가계 지출은 늘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7만5천원으로 1년 전보다 3.8% 늘었다. 2012년 1분기(4.5%)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1분기에는 마이너스(-)였던 음식·숙박과 오락·문화 지출은 각각 3.3%, 4.1% 증가로 돌아섰다. 보건(10.6%) 지출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교육(31.1%), 주거·수도·광열(7.8%), 식료품·비주류음료(2.0%), 주류·담배(1.6%), 통신(1.5%) 지출도 증가했다.
다만 가정용품·가사서비스(-7.0%), 의류·신발(-4.2%), 교통(-0.4%) 지출은 감소했다.
세금과 사회보험료, 경조사비, 헌금 등 비소비지출은 83만3천원으로 4.6% 증가했다.
소득세·재산세 등 정기적으로 내는 세금을 뜻하는 경상조세(14.3%), 사회보험료(9.1%), 가구간이전지출(5.7%)은 늘었다. 상속·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등 비경상조세(-26.9%), 이자비용(-2.7%),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지출(-6.0%)은 줄었다.
총소득은 줄었지만 비소비지출이 늘면서 2분기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값)은 345만4천원으로 1년 전보다 1.9% 감소했다.
가계 흑자액(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값)은 97만9천원으로 13.7% 줄었는데, 이는 2006년 1분기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흑자율(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 비율) 역시 28.3%로 3.9%포인트 하락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71.7%로 3.9%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가계가 100만원을 벌면 71만7천원을 쓴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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