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싣고 도망간 아프간 대통령, 그 딸은 뉴욕서 예술가로 생활

입력 2021-08-18 12:00
수정 2021-08-18 17:28
돈 싣고 도망간 아프간 대통령, 그 딸은 뉴욕서 예술가로 생활

유명 전시관에 작품 전시하고 교수 활동도

SNS에 "아프간 가족, 친구 생각하면 슬퍼"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탈레반이 쳐들어오자 국민을 버려둔 채 거액의 현금을 싸들고 해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딸이 미국에서 예술가와 영화제작자로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가니 전 대통령의 딸 마리암 가니(42)가 뉴욕에서 비주얼 아티스트이자 영화 제작자로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브루클린에 사는 마리암의 고급 주택을 찾아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그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니 전 대통령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지난 16일 헬기에 현금을 가득 실어 국외로 도피했다.

그가 급작스럽게 도피하면서 원활한 정권 이양과 관련한 협상이 어려워졌고 탈레반의 귀환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국민을 뒤로한 채 떠났다는 점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마리암은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후인 지난 16일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 "아프간에 남겨진 가족, 친구와 동료들을 생각하면 슬프고 두렵기도 하며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정부 관리들에게 서한을 보내거나 난민을 돕는 단체에 기부하는 등 아프간 주민들을 돕는 방법을 언급했다.

아프간 여성들이 겪을 곤경이나 아버지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최근에도 아버지의 행보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은 없었다.



마리암이 아버지로부터 소식을 들었다거나 그의 행방을 알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출생한 마리암은 아버지와 레바논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메릴랜드에서 쭉 자랐다.

이후 뉴욕대학교와 비주얼아트대학교(SVA)에서 공부했고, 아버지가 2002년부터 아프간 정부에서 일하기 시작할 때쯤 아티스트로서 경력을 쌓아나갔다.

이후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 미술관이나 구겐하임 미술관, 영국 테이트모던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에 전시됐다. 2018년에는 버몬트주 베닝턴대 교수진으로 합류했다.

마리암은 2015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대단하다(remarkable)'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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