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에 美안전 걸어" 백신접종 카드 빼돌려 판 약사 중형 위기
125장 팔아 120만원 수익 거둬…최대 120년형도 가능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의 30대 약사가 연방 당국이 관리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카드를 빼돌려 팔다 자칫 평생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할 위기에 놓였다.
미국 법무부는 17일(현지시간) 시카고 약사 당당 자오(34)를 12건의 정부 자산 절도 혐의로 체포·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자오는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에게 발급하는 카드를 빼돌려 이베이에서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장당 10달러(약 1만1천 원)씩 모두 11명에게 총 125장을 팔아 1천200달러(약 140만 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고 검찰은 밝혔다.
CBS방송은 "유죄 확정시 자오는 혐의당 징역 10년, 최대 징역 120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자오는 일리노이주 약사 면허가 있으며,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탁받은 대형 약국 체인에 고용돼 일하고 있다.
검찰은 해당 약국 체인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자오를 검거한 연방수사국(FBI) 시카고 지부의 에머슨 부이 지부장은 자오가 백신 접종자들에게 발급되는 카드를 고의로 빼돌려 미접종자들에게 판매해 수백만명의 미국인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또 "자오가 매우 적은 돈에 미국의 안전을 걸었다"면서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각자 자리에서 애쓰는 이들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연방 범죄"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17일 열린 보석 심리에서 자오가 전과 기록이 전혀 없는 초범이라며 선처를 당부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이날 심리에서 자오는 구속 없이 재판받는 조건으로 보석금 4천500달러(약 530만원)를 책정받았다. 재판일에 법정에 출두하지 않으면 보석금이 몰수되는 조건이다.
담당 판사는 자오가 소속 약국 체인에 약사로 계속 고용되어 있는 만큼 기소 사실을 고용주 측에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케네스 폴라이트 미국 법무부 차관보는 "백신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모든 범죄를 심각하게 보고 적극적인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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