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탈레반과 대화해야 할 것…기본권 존중 때만 협력"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17일(현지시간) EU는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과 대화하되 기본권 존중 등 조건을 이행할 때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EU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EU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아프간 상황에 대한 화상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에서 "탈레반은 전쟁에서 이겼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과 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나는 우리가 탈레반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이것은 공식적인 인정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여성과 소녀들을 보호하려 노력하기 위해서라도 탈레반과 대화하고 접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EU가 "인도주의적이고 이주와 관련된 참사를 막기 위해 필요할 때 바로 대화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 대화는 또한 아프간에 외국 테러리스트가 돌아오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에 집중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우리는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 조건을 둘 것이고, 인권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지렛대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면 조금은 희망 사항에 불과한 일처럼 보인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지렛대를 사용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아프간에 대한 개발원조 자금 지급을 중단했다면서 탈레반이 이 자금을 얻기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과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인도적 지원은 계속된다고 했다.
그는 또 이날 회의 뒤 EU를 대표해 낸 성명에서 향후 어떤 아프간 정부가 되든 협력은 ▲ 평화롭고 포괄적인 분쟁 해결 ▲ 여성과 소수자를 포함해 모든 아프간인의 기본권 존중 ▲ 테러 단체의 아프간 영토 사용 방지 등 이행을 조건으로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EU는 아프간 이웃 국가들이 난민과 이주민 유입 증가에 따라 예상되는 부정적인 여파에 대처하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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