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외무 '탈레반에 허 찔렸다'…"가을에나 움직일 줄 알아"

입력 2021-08-18 01:40
수정 2021-08-18 09:09
영국 외무 '탈레반에 허 찔렸다'…"가을에나 움직일 줄 알아"

"아프간 난민 수용계획 내놓을 것…원조 예산 10% 증액 검토"

해리 왕자 "아프간 참전용사들 서로 도와야"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가을에 더 점진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기에 이번 아프가니스탄 장악 사태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dpa, 더 타임스 등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라브 장관은 탈레반에 허를 찔렸다고 시인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사태 중에 그리스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다가 너무 늦게 복귀했다는 비판에 관해 해명하며 이처럼 말했다.

라브 장관은 정부가 아프간에 개발과 인도주의적 목적의 원조 예산 10%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프간 난민과 관련해 가장 우선은 안정을 제공해서 이주민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만 피난처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 수용 세부 계획은 보리스 존슨 총리 등이 절차에 따라 공개할 것이라면서 규모에 관해선 영국은 "가슴이 넓은 국가"라고 답했다.

BBC는 이와 관련해 시리아 난민 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리아 난민은 2014년 이후 2만 명이 영국에 정착했다.

라브 장관은 탈레반과 마주 앉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분간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항상 어떤 형태로든 소통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구 국가들이 탈레반과 관계에서 실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메시지는 이것이다. 아프간이 테러 공격에 쓰이면 안 된다. 우리는 그 점에서는 20년간의 성공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 정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외교·경제적 제재를 통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10년 군 복무 중 두 차례 아프간 파병을 다녀온 해리 왕자는 자신이 상이군인들을 위해 만든 스포츠 행사인 인빅터스 게임 재단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태에 충격을 받은 아프간 참전 군인들이 서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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