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이주노동자 인권유린' 고발한 케냐인 석방…거액 벌금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카타르에서 이주노동자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하다 기소된 케냐 출신 블로거가 무거운 벌금을 내고 석방돼 카타르를 떠났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카타르에서 경비원 일을 하며 오랜 근무시간, 낮은 임금, 열악한 노동환경 등 이주근로자에 대한 현지 인권유린 실태를 소셜미디어에 올린 말콤 비달리(28)가 전날 출국했다고 한 인권단체가 밝혔다.
걸프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주근로자 인권단체 '마이그런트 라이츠'는 이날 트윗 성명에서 "구금, 강제 연행, 변호사 없는 심문 뒤에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관련된 활동으로 기소된 비달리가 구금된 지 15주 만에 막대한 벌금을 내고 석방돼 카타르를 떠났다"라고 전했다.
성명은 그러나 벌금의 규모나 비달리의 목적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현지 한 소식통도 비달리가 밝혀지지 않은 액수의 벌금을 내고 알려지지 않은 목적지를 향해 카타르를 떠났다고 언론에 확인했다.
지난 5월 초 카타르 당국은 비달리를 체포한 후 "외국 에이전트로부터 허위 정보 생성 및 배포를 목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당시 인권 단체들은 비달리가 "평화롭게 자신의 인권을 행사하다 보안요원들에 의해 자택에서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달리와 도하 현지 케냐 대사관은 논평 요청에 즉시 응하지 않았다.
국제기구들은 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온 수십만 외국인 노동자가 처한 열악한 노동환경을 두고 카타르를 비판해 왔다.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고용 규정 등 몇 가지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비평가들은 미흡하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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