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사면령' 발표…새 정부 출범 정지작업 박차(종합)
"여성 등 모두 새 정부에 합류하라"…군기 유지·외국 공관 진입 금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전국에 사면령을 내리는 등 새 정부 출범을 위한 정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문화위원회 소속 에나물라 사망가니의 명의로 된 성명을 통해 대대적인 사면령을 발표했다.
탈레반은 그러면서 "모두에 대한 일반 사면령이 선포된 만큼 확실한 신뢰를 갖고 일상을 시작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여성에 대해서는 그들이 희생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인권 존중을 약속했다.
탈레반은 "정부 구조가 완전히 확실하지는 않다"며 "하지만 완전한 이슬람 리더십이 있으니 (여성, 공무원 등) 모든 이들은 정부에 합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탈레반의 한 간부는 로이터통신에 대원들에게 군기 유지를 명령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원에게 어떤 외국 공관에도 진입하지 말고 공관 차량에도 손대지 말라고 했다"며 "조직원은 모든 수준에서 나라의 기존 상태를 무시하지 말아야한다는 점을 명령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카불 내 주요국 공관은 대부분 빈 상태다.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면서 외교관 등 직원이 본국으로 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과거 통치기(1996∼2001년) 때는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여성은 취업, 각종 사회활동이 제한됐고 남성은 수염을 길러야 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지난 15일 정부의 항복 선언 후 발표한 여러 메시지에서는 상당히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시에 새 정부 구성 논의도 시작했다.
아프간 톨로뉴스는 이날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도하에서 이를 위해 국제사회 및 아프간 내 정치 세력들과 접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과거 집권기에 국제사회로부터 따돌림받은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최근 총공세를 펴는 동안 공무원이나 정부에서 근무했던 민간인 등을 찾아내 살해하는 등 잔혹한 면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카불 주민도 전투나 학살은 없지만 탈레반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 때문에 외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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