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키 많이 줄면 조기 사망 위험↑"

입력 2021-08-17 10:25
"중년에 키 많이 줄면 조기 사망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50세부터는 남녀 모두 키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해 60세가 넘으면 그 속도가 빨라진다.

그런데 중년 여성이 키가 많이 줄면 조기 사망과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예테보리(Gothenburg) 대학 의대 내과 전문의 소피아 클링베리 박사 연구팀이 1908~1952년 스웨덴에서 태어난 여성 1천147명과 덴마크에서 태어난 1천259명을 대상으로 27~32년 동안 진행된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온라인 의학 전문지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6일 보도했다.

이 두 건의 연구가 시작됐을 때 이 여성들의 평균 연령은 스웨덴 여성이 47세, 덴마크 여성이 44세였다.

이들은 연구 시작 때 키를 쟀고 그로부터 10~13년 후 다시 키를 쟀다. 그리고 그 후 17~19년 동안 사망과 사망 원인에 대한 추적 조사가 진행됐다.

키는 평균 11.4년 동안 평균 0.8cm 줄었고 연구 기간에 625명이 사망했다. 157명은 심혈관 질환으로, 37명은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연구팀은 스웨덴과 덴마크 여성의 조사자료를 하나로 묶어 분석했다.

그 결과 키가 1cm 줄어들 때마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1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키 재기에서 키가 2cm 이상 줄어든 여성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74% 높아졌다.

이는 연령, 흡연, 체중, 생활 습관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한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도 비슷했다.

키가 1cm 줄 때마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1%, 키가 2cm 이상 줄어든 여성은 2.14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에 의한 사망 위험은 더 컸다. 키가 2cm 넘게 줄어든 여성은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31배 높았다.

다만 뇌졸중 사망자는 숫자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결과 해석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 과정에서 또 하나 밝혀진 사실은 여가 시간에 규칙적 고강도 운동을 한 여성은 일주일에 4시간 저강도 운동을 한 여성보다 키가 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는 규칙적 운동에 의한 근육 강화와 서서 움직이는 시간의 증가로 노화에 의한 골 소실이 감소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고려했어도 키가 줄어드는 것과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은 여전했다.

50세가 되면서 키가 점차 줄어드는 이유는 척추의 마디마디를 연결하는 추간판(disc)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골밀도가 줄어드는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의 압박골절도 또 하나의 이유다.

이밖에 노화로 몸의 자세(posture)에 변화가 오면서 키가 줄어들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 대학 의대 여성 심장 프로그램 실장 니카 골드버그 박사는 생리학적 메커니즘은 분명하지 않지만 심혈관 질환과 골다공증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 온라인판'(BMJ Open)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