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규슈 기록적 폭우…산사태 당한 노인 18시간 만에 구조

입력 2021-08-16 08:54
日 규슈 기록적 폭우…산사태 당한 노인 18시간 만에 구조

우레시노시 나흘간 강수량 1천24㎜…산사태·범람 이어져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규슈(九州) 일대에 기록적인 폭우로 산사태와 하천 범람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며 대규모 재해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 규슈 북부와 히로시마(廣島)현 일대에는 최근 수일 동안 관측 사상 최고치를 뛰어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16일 일본 기상청 자료를 보면 사가(佐賀)현 우레시노(嬉野)시에는 지난 11일부터 전날 오전 4시까지 강수량이 1천24㎜를 기록했다.

나흘 남짓한 기간에 우레시노시 8월 한 달 평균 강수량(277.7㎜)의 약 3.7배에 달하는 비를 뿌린 것이다.

일대의 다른 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후쿠오카(福岡)현 야메(八女)시에는 16일 0시 10분까지 72시간 동안 강수량이 509㎜를 기록했고, 사가현 사가시 강수량은 506.5㎜였다.

전선(前線)이 정체하면서 규슈를 비롯한 서일본 지역에 광범위하게 비가 내리고 있고 곳곳에서 폭우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NHK는 전선이 오는 20일까지 일본 열도 부근에 정체하면서 전국 각지에 더 많은 비를 뿌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국토교통성 발표에 따르면 전날까지 일본 15개 광역자치단에서 산사태 등 토사 재해 44건이 확인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9개 현(縣) 36개 하천에서 제방이 무너지거나 강물이 넘친 것이 확인됐으며 철도나 도로가 유실되는 사례도 이어졌다.

인명 피해도 확인되고 있다.

나가사키(長崎)현 사이카이(西海)시의 깊이 약 1.3m의 용수로에서는 70대 여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나가노(長野)현 오카야(岡谷)시에서는 산사태가 주택을 덮쳐 3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민영 규슈아사히(朝日)방송과 후쿠오카TNC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15일 오전 후쿠오카현 소에다마치(添田町)에서는 주택을 덮친 산사태로 75세 여성이 하반신이 토사에 파묻히는 사고를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 50명이 구조활동을 벌인 끝에 18시간 만에 여성을 구조했다.

구조가 진행되는 동안 여성의 건강 상태 악화를 막기 위해 의사가 수액 주사를 놓았다.

스가 총리는 15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조금이라고 위험을 느끼면 주저하지 말고 피난하는 등 일찌감치 목숨을 지키는 행동을 하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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