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LH사태' 근절…농지취득 제한·투기목적 땐 즉시 강제처분
농업진흥지역 내 주말농장 땅 부정 취득 제재 강화…불법 눈감은 중개행위 처벌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촉발된 농지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 3건이 공포됐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지법,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농어업경영체법), '한국농어촌공사 및 농지관리기금법'(농어촌공사법)' 등 농지 관리 개선을 위한 개정법률 3건이 오는 17일 공포된다.
우선 농업진흥지역 내 주말·체험 영농의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하는 것이 제한된다.
농업법인이 부동산업 등 목적 외 사업을 영위하거나 1년 이상 미운영한 경우, 시정명령을 3회 이상 미이행한 경우에는 농지를 추가로 취득할 수 없다.
투기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에 대해서는 강제처분 신속 절차가 만들어졌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거나 법상 허용되지 않은 부동산업을 영위한 농업법인에는 1년의 처분 의무기간 없이 즉시 처분명령을 내린다.
농지 강제처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 이행강제금의 기준도 상향했다.
농지 처분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매년 부과할 수 있는 이행강제금의 산출기준을 현행 공시지가 기준에서 공시지가와 감정평가액 중 더 높은 가액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부과 수준을 20%에서 25%로 올렸다.
또 '불법 전용 등으로 원상회복명령을 받은 후 원상회복을 아니한 자'에게도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농지 불법 취득 또는 임대차 등의 위반 사실을 알고도 권유하거나 중개하는 행위, 중개업소에 대한 광고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농지법을 위반할 목적으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경우 부과하는 벌금은 현행 5천만원 이하에서 해당 토지의 개별공시지가에 따른 토지가액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상향한다.
불법 위탁경영, 임대차 등에 대한 벌칙은 현행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린다.
농업법인이 할 수 없는 사업으로 농지를 활용하거나 전용한 부동산업을 법률에 명시하고 금지된 부동산업을 했을 경우에 내릴 수 있는 벌칙도 신설했다.
이들 개정 법률은 공포일부터 즉시 시행한다.
농지취득 절차와 농업법인 관리 강화를 위한 제도는 하위법령을 마련하는 등 준비를 거쳐 공포 후 9개월 또는 1년이 지난 날부터 시행한다.
내년 5월 18일부터는 농지를 취득할 때 농업경영계획서 의무 기재사항을 확대하고 증명서류 제출을 의무화한다. 주말·체험영농계획서 제출도 의무화된다.
한 필지의 농지는 공유 취득하는 것이 제한되고 농업법인 실태 조사의 강도도 높아진다.
내년 8월 18일부터는 지방자치단체에 농지위원회를 설치하고 투기우려지역 등에 농지를 취득할 때는 농지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농지 임대차 신고제, 농업법인 사전신고제, 부동산업 영위 농업법인 과징금 부과도 1년 후부터 시행한다.
또 상시적인 농지관리 체계를 보강하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에 농지은행관리원을 설치하고 농지 이용 상황 등을 계속해서 조사·분석·관리해 지자체의 농지관리 업무를 지원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지 취득부터 사후관리, 제재까지 농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제도의 틀을 강화했다"며 "하위법령 개정 등 필요한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 농지가 농업 생산요소로서의 본래 기능을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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