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에 밀린 '르쌍쉐'…전기차로 반전 기회 잡을까
외국계 3사, 현대차·테슬라 양분한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에 밀려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003620] 등 외국계 완성차 3사가 전기차로 반전의 기회를 노린다.
외국계 3사가 현대차그룹과 테슬라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전기 승용차는 총 2만5천230대가 판매됐고 이중 테슬라가 1만1천629대, 현대차·기아[000270]가 9천587대를 판매하며 전기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한국GM은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를 통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달 18일부터 브랜드 최초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볼트 EUV'와 '2022년형 볼트 EV' 사전예약을 받는다.
올해 상반기 볼트 EV 940대 판매에 그치며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한국GM은 전기 SUV로 하반기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최근 SUV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전기차 시장에서도 SUV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은 볼트 EUV를 쉐보레 온라인 숍에서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며 가격 경쟁력도 올렸다. 판매점 판매를 통한 수수료가 면제되면서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차량을 판매할 수 있다고 한국GM 관계자는 전했다.
한국GM은 전기차 출시뿐 아니라 자동차 연구개발 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를 통해 GM 본사의 전동화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스파크 EV'와 국내 최초 준중형 전기차 시험 모델의 개발 경험이 있는 GMTCK는 글로벌 GM과 함께 다양한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GMTCK의 3천명이 넘는 엔지니어 중 상당수가 쉐보레, 캐딜락 등의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는 주력 모델인 XM3를 이을 미래차로 친환경차를 낙점했다. 르노그룹은 중국 지리홀딩그룹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면서 르노삼성차와 '링크앤코'(지리차·볼보차 합작사)가 친환경차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르노삼성차는 공동 개발 이후 한국 고객 취향에 맞는 친환경차를 독자 개발해 국내에 판매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현재 르노 전기차인 '조에'를 한국에서 판매 중이지만, 상반기 판매량은 388대에 불과하다.
쌍용차는 올해 하반기 브랜드 최초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유럽에 우선 출시한 뒤 국내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중형 전기 SUV와 전기차 픽업 모델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다양화한다.
쌍용차는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전기차 생산 업체로의 전환을 위해 신(新)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쌍용차는 42년간 사용했던 평택 공장 부지를 매각하기 위해 평택시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외국계 3사가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당분간 수입차에 밀린 국내 시장 지위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아가 이달 첫 전용 전기차 EV6를 출시했고, 수입차 브랜드들도 하반기 줄줄이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로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대형 전기 세단 더 뉴 EQS를, BMW는 플래그십 순수 전기차 iX, X3 기반 순수 전기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인 iX3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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