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국민 중형 판결 캐나다 반발에 "사법주권 침해 말라"

입력 2021-08-12 12:42
중국, 자국민 중형 판결 캐나다 반발에 "사법주권 침해 말라"

캐나다, 간첩죄 사업가 징역 11년형에 "엉터리 재판"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캐나다가 중국에서 2년 넘게 구금된 자국민이 간첩죄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은 것에 "엉터리 재판"이라며 반발하자 중국은 이를 사법주권 침해라고 맞받아쳤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기자 문답 형식으로 "캐나다가 일부 국가를 규합해 사실을 무시하고 시비를 혼동시키며 이래라저래라하고 있다. 중국 사법주권을 심각히 침해했고 법치정신을 위배했다"면서 "중국은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중급인민법원은 캐나다인 마이클 스페이버에 대해 외국을 위해 정탐하고 국가기밀을 불법 제공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11년 형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2018년 12월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 나왔다.

캐나다 법원이 멍 CFO를 미국으로 송환할지를 놓고 몇 주 이내에 최종 심리를 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이번 판결은 그를 석방하라는 중국 측의 압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도미닉 바튼 중국 주재 캐나다 대사는 "멍완저우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러한 판결을 듣게 된 것은 우연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크 가노 캐나다 외무장관은 전날 판결을 "엉터리 재판"이라고 칭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절대 수용할 수 없다. 부당하다"면서 "판결은 2년 반 동안의 임의구금 끝에 나왔다. 법적 절차에 투명성이 없고 국제법상 최소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스페이버는 미국 농구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주선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면한 적도 있는 인물로, 북한 관광사업을 해왔다.

그는 캐나다가 2018년 12월 화웨이의 멍 CFO를 체포한 지 9일 뒤 전직 캐나다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함께 중국 당국에 구금됐다.

중국은 지난 10일에도 필로폰 222㎏을 밀수한 혐의로 기소된 캐나다인 로버트 셸런버그의 항소심 재판에서 원심인 사형 판결을 유지했다. 셸런버그는 2018년 11월 1심에서 징역 15년형이 나온 뒤 항소했지만, 법원은 멍완저우 사건 이후 재심을 결정해 사형 판결을 내렸었다.

화 대변인은 "캐나다는 법치 정신을 짓밟고 법률문제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캐나다가 여러 국가를 끌어들여 중국을 압박하려 시도하는 것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사법주권을 존중하고 무책임한 발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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